[사설] 윤 대통령, '외교라인' 쇄신하고 겸허한 대국민 설명을

한겨레 2022. 9. 2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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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24일 밤 귀국했다.

과정과 결과 모두 '외교 참사'로 얼룩진 이번 순방으로 외교라인의 전면적 쇄신은 불가피해졌다.

대통령실은 25일 이번 순방이 주요 우방국과 자유와 연대를 기반으로 협력을 다진 '가치 외교'였다고 자평하는 서면 자료를 냈다.

윤 대통령의 나토 방문 이후 국민 기억에 남은 것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고가 브로치 논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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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24일 밤 귀국했다. 과정과 결과 모두 ‘외교 참사’로 얼룩진 이번 순방으로 외교라인의 전면적 쇄신은 불가피해졌다. 윤 대통령 자신부터 뼈아프게 돌아보고 여러 논란에 대해 직접 답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25일 이번 순방이 주요 우방국과 자유와 연대를 기반으로 협력을 다진 ‘가치 외교’였다고 자평하는 서면 자료를 냈다. 직접 브리핑이 아닌 것도, 윤 대통령이 기내에서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은 것도, 지금의 곤혹스러운 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외교는 당사자가 미리 정한 약속의 틀 안에서 모든 것을 진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상 간 대면과 악수는 마침표에 해당한다. 그만큼 사전 준비와 계획이 치밀하고 빈틈 없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이번은 모든 게 거꾸로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 참배 취소 논란으로부터 시작해, “흔쾌히 합의했다”던 한-일 정상회담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있는 쪽을 윤 대통령이 찾아 ‘비공개’로 30분 만나는 데 그쳤다. 현안에 대한 진전도 없이 굴욕외교 논란만 자초했다. 자신하던 한-미 정상회담은 중요한 현지 일정을 취소하고 달려가 48초 얼굴을 겨우 마주했다. 국내 기업들의 기대가 컸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됐다.

가장 큰 책임은 총체적 무능을 드러낸 외교라인에 있다. ‘한-미 동맹 강화’가 핵심이라며 자국 이익을 앞세우는 ‘달라진 미국’에 대해선 무지했다. 대일 관계에선 조급함만 드러냈다. 사전 준비 부실은 물론 현지 대응능력도 수준 이하였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 지경이 되도록 무엇을 하고 있었나. 양국 동시 발표라는 관례를 무시해 일본에 매달리는 모양새를 만든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라는 김성한 안보실장은 권한의 무게만큼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반복되는 실수는 실력이라는 말이 있다. 윤 대통령의 나토 방문 이후 국민 기억에 남은 것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고가 브로치 논란뿐이었다. 지난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방한했을 때 오판으로 ‘패싱 논란’을 부른 것이 지금의 외교라인이다.

귀국한 윤 대통령 앞에는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막말’ 논란도 사과 없이 지나갈 순 없는 일이다. 국민들은 문제가 드러나도 대통령이 기존의 인식과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는 데 답답해하고 있다. 26일 출근길에는 진솔하고 겸허한 말을 들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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