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전기차 전용공장서 통합 생산 나선다
제네시스 전기차 연내 생산
美, 자국산에만 보조금 지급
국내서 만들던 현대차 날벼락
전문가들 정부 총력대응 주문
"유럽과 IRA法 개정 공조하고
최소한 유예라도 되게 해야"
◆ 현대차 IRA 비상 ◆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기로 하고 물밑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으로선 전기차 전용 공장을 만들어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를 위해 관련 계획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을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IRA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IRA가 전기차 전용 공장 준공 이전까지 유예될 수 있도록 힘쓸 전망이다. 미국자동차협회 측은 "이번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제 지원 전격 결정에 우리도 놀랐다"면서 "한국산 전기차도 미국산과 동등하게 취급되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자동차협회는 재무부의 IRA 세부 지침(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IRA에 충격받은 현대차그룹은 일단 10월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12월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부터 미국 현지 생산에 나선다. 현재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코나EV', 제네시스는 'GV60', 기아는 'EV6'와 '니로EV' 등 5개 전기차 모델을 미국에 전량 수출로 판매 중이다.
IRA에 따라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대해서만 구매보조금 혜택이 주어지게 되면서 현대차그룹으로선 현지 전기차 전용 공장 마련이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해안 도시인 서배너를 신공장 지역으로 낙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조기에 준공하는 방안을 놓고 현대차그룹이 우리 정부 측과 협조하면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한국과 미국 정부 간 협상 여지가 남아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은 그 움직임까지 면밀히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서배너 전기차 전용 공장에 총 55억달러(약 7조5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차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기아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웨스트포인트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번에 준공될 조지아주 서배너 공장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를 모두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이 된다.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이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미국 시장에서 고가인 테슬라와 저렴한 중국산 사이에 위치해 있다"며 "IRA로 인해 전용 공장 마련 때까지 판매가 주춤하면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우리 정부 책임도 큰 만큼 기업과 정부가 서로 힘을 합쳐 IRA 적용 유예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우선 우리 정부가 유럽연합(EU)과 공조해 이번 IRA가 자유무역협정(FTA)의 기조를 심각하게 흔드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법 개정이 쉽지 않으면 적어도 법 유예를 발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고, 이를 위해 IRA에 대한 미국 내 민간 반대 세력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대차·기아는 설령 적자가 나더라도 이윤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기존에 계약된 (IRA 적용 이전의) 전기차 물량을 밀어내기 식으로라도 판매해야 한다"며 "판매 흐름이 끊기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도요타가 미국 내 판매 급증으로 현지 자동차 시장 1위를 넘봤다가 자체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대규모 리콜 사태 등으로 추락했던 것처럼 한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로 올라서자 미국이 견제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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