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겪은 보육원 출신 청년들, 디딤씨앗통장 만기에도 지원금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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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어려움 등을 겪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광주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정부의 '디딤씨앗통장'을 만기 적금했으나 관련 지원금을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디딤씨앗통장은 아동이 아닌 지자체 명의로 개설돼 만기에도 지자체 승인이 있어야 하는 등 출금 절차가 까다로워 이들의 능동적인 자립을 위한 명의 변경 등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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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의원 "지자체가 명의 실소유주..실태 조사해야"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겪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광주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정부의 '디딤씨앗통장'을 만기 적금했으나 관련 지원금을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디딤씨앗통장은 아동이 아닌 지자체 명의로 개설돼 만기에도 지자체 승인이 있어야 하는 등 출금 절차가 까다로워 이들의 능동적인 자립을 위한 명의 변경 등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5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병)이 보건복지부 등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대상자 4만5217명이 디딤통장 만기가 지났음에도 적립금을 찾아가지 않았다.
대상자 중 17만3899명은 만 18세~만4세 미만이며 전체 만기 미해지 적립금은 1814억원에 달한다.
'디딤씨앗 통장사업'은 취약계층 아동의 사회진출에 필요한 초기비용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아동이 입금한 금액의 2배를 정부가 매칭 지원하는 사업이다.
18세 이상이면 학자금지원, 주거비용 마련 등을 위해 찾아갈 수 있으며 24세 이상이면 조건없이 찾을 수 있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광주 청년들도 디딤씨앗통장 적금의 만기가 지났지만 적립금을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모 대학교에 다니던 A양(19)은 지난 8월24일 오전 7시17분쯤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애를 겪는 부모를 둔 A양은 만18세까지 광주 한 보육시설에서 지내다 시설을 나와 아버지와 함께 임대 아파트에 거주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비 등에 의지하는 등 생활고를 겪어왔다.
앞선 지난달 21일에는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대학 신입생 B군이 자립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B군은 사건 발생 전 보육원 관계자에게 "성인이 됐고, 복지관을 나와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데 두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명은 2009년 적립하기 시작해 적립금 673만원에 매칭금액 492만원 등 총 1165만원을 적립했으나 찾아가지 못했다.
또 다른 청년은 2011년 적립을 시작, 올해 2월 만기 적립했으나 적립금 280만원과 매칭금 280만원 등 560만원을 찾아가지 않았다.
대상자들이 만기된 적립금을 찾지 않는 것은 통장 명의가 아동이 아닌 지자체로 설정돼있고 출금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상자들은 적금이 만기되더라도 다수의 증빙서를 지참해 지자체를 방문, 승인을 얻은 후 다시 은행에 지급 요청을 해야 한다.
한정애 의원은 "디딤씨앗 통장의 명의가 실소유주인 보호대상 아동이 아니라 지자체인 것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에 해당된다"며 "본인 돈임에도 잘못된 행정절차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자립청년들이 적립금을 제때 찾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다. 사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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