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비속어' 여권 대응 각양각색.."이 XX도 없었다"는 강성 친윤계 의원들

조미덥 기자 2022. 9. 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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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속어 사용 논란에 대해 여권 내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친윤석열계 당권 주자들은 대통령실의 해명을 인정하면서 해당 발언을 첫 보도한 MBC와 야당을 공격했다. 친윤계 강성 초선들은 대통령실이 인정한 ‘이 XX’ 발언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당내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 후 나오는 길에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영상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은혜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은 이튿날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이 XX’라는 표현은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를 겨냥한 것이고,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설명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친윤계 당권 주자들은 김 수석 설명을 이어받아 과거 미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사건을 거론하며 MBC와 여당에 반격을 가했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08년 광우병 조작선동이 있었다. 당시 MBC는 명백한 거짓말로 나라를 뒤집어놓았다”며 “야당과 좌파언론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을 제2의 광우병 조작선동의 기회로 이용하고자 했다”고 비난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SNS에 “악의적 왜곡”이라며 “MBC는 국익 훼손에 대한 책임을 져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전날 SNS에 “조작된 광우병 사태를 다시 획책하려는 무리들이 스멀스멀 나타나 꿈틀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장서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옹호하면서 언론과 야당의 거짓 공세라는 반격을 펼쳐 당원들에게 차기 리더로 매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과거 욕설 논란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조수진 의원은 전날 SNS에 이 대표가 과거 형수에게 욕설한 내용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것이 진짜 욕설”이라고 했다.

지난달 2일 국민의힘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힌 배현진 의원(오른쪽)이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및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한 뒤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배현진·박수영·유상범 의원은 SNS에 소음이 제거됐다는 윤 대통령 음성 파일을 올리며 ‘이 XX’가 아니라 ‘이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있었다고 인정한 욕설 부분까지 없었다고 부인한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SNS에 “모 방송사가 나쁜 정치적 의도로 ‘이 XX’ ‘바이든’을 집어넣었다”며 “우리나라 언론도, 정치평론가도, 야당 정치인도 팩트에서 출발할 자세가 전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에선 친윤계 강성 초선인 세 의원의 성을 따 ‘배박유’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윤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SNS에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에게 확인한 내용이라고 하니 온 국민은 영상을 반복 재생하면서 ‘내 귀가 잘못됐나’ 의심해야 했다”며 “신뢰를 잃어버리면 뭘 해도 통하지 않는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전날 SNS에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언제나 정면돌파를 해야지 곤란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 거짓이 거짓을 낳고 일은 점점 커진다”며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을 해야지 계속 끌면 국민적 신뢰만 상실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가 되면 나라가 망하고 윤석열 후보가 되면 나라가 혼란할 것이라고 말한 적 있는데 작금의 나라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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