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붕괴, 쉽게 해결 안돼"..美생산시설 갖춘 기업 잡아라 [월가월부]
美 반도체 부흥 수혜 기대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주목
'농기계의 테슬라' 불리는 디어
인프라 확대 정책에 목표가 쑥
美 산업계 인력난 해소 안돼
자동화 솔루션 아메텍 각광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미 투자회사 파이프샌들러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 사이 미국에 생산시설을 늘린 미 기업 수는 900여 개로 집계됐다. 2012년 약 100개에 불과했던 리쇼어링 기업 수가 10년 사이 9배 늘어난 것이다. 미 시장조사 업체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앞으로는 미국에 경제적 기반을 두고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높은 비용과 임금을 상쇄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 '리쇼어링 수혜 종목'으로 주목받는 기업 중 한 곳은 미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회사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미 기업들의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12% 정도였지만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 등에 따라 미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기지 설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반도체 부흥'에 올라타려면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공급 산업과 연관된 기업을 사전에 주시해야 한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는 산화·식각·금속 배선 등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를 주로 생산해 미국에서 다시 반도체 시장이 부흥할 때 가장 먼저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급망 붕괴에 따른 타격에 올 상반기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주가는 반 토막 났다. 지난 1월 주당 167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6월에 주당 89달러까지 떨어졌다. 22일(현지시간) 기준 주가는 주당 85달러 선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다음달 31일에 끝나는 올 회계연도에 순이익이 약 10%, 2023회계연도에는 약 11%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의 아비나브 다부루리 애널리스트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종목의 적정가를 지금보다 약 30% 높은 주당 142달러로 책정했다. 그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는 관련 산업에서 가장 광범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 생산 급증이 단기적 과잉 공급으로 이어져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투자기업 파르나소스의 토드 알스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당신에게 3년을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는 환상적인 종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월가가 주목하는 또 다른 종목은 미 농기계 및 건설장비 제조기업 디어다. 이미 민간·비주거용 건설산업에서 명확하게 나타난 리쇼어링 현상이 제조업으로 확장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미 일리노이에 본사를 둔 디어는 수익 중 3분의 2 이상이 미국 내에서 창출된다.
디어 역시 공급망 붕괴와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올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값비싼 농기계 및 건설장비 판매도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알스텐 CIO는 디어를 적극 추천한다. 그는 "디어는 단순한 트랙터 회사가 아닌 기술 기업"이라며 "컴퓨터 연산을 바탕으로 정밀 농업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물, 비료 등과 같은 자원도 절약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어는 이 같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며 "훌륭한 장기 투자 종목으로 앞으로의 10년이 지난 10년보다 더 나아질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미 시장조사 업체 CFRA는 수요 개선, 첨단기술 투자, 미국 내 인프라스트럭처 지출 등을 근거로 디어의 향후 주가를 주당 393달러로 책정했다. 인베스팅닷컴에서 디어의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가는 402.12달러다. 22일 기준 디어 주가는 주당 346달러 선이다.
미 증권사 스트레이트가스의 라이언 그라빈스키 이사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디어는 매번 경기가 회복될 때 가장 먼저 상승하는 종목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이후 인력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동화 솔루션을 앞세운 전자기기 업체 아메텍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펜실베이니아에 본사를 둔 아메텍은 공장용 원격제어 모터부터 병원의 환자 관리용 데이터 시스템, 목공 및 페인팅 등에 이용되는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시스템과 부품을 제작한다.
아메텍은 로봇공학 등 자동화 기술과 연관된 회사들도 적극 인수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아메텍이 최근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의료 산업으로 진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모닝스타 소속 조슈아 아귈라 애널리스트는 "환자는 급증하는 반면 의료진은 턱없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아메텍의 의료 자동화 솔루션 및 데이터 시스템은 사업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메텍은 지난해 55억달러(약 7조6600억원) 매출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메텍이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인베스팅닷컴에서 아메텍 목표가는 주당 135~180달러다. 22일 종가(115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는 해당 종목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17명 중 14명이 아메텍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 업체 팁랭크스 소속 애널리스트 7명 중 4명이 매수, 3명이 보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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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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