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10년 만에 회사 가치 28조.. 딜런 필드 '화려한 비상'
메타플랫폼 마크 저커버그 연상
청년 사업가에 '롤 모델' 인식
어도비(Adobe)에 최근 회사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억만장자 대열에 오르게 된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Figma)의 공동창업자 딜런 필드(30)의 인생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창업 10년 만에 200억 달러(28조원)라는 회사 가치를 만들어낸 필드의 성공 스토리가 그보다 앞서 억만장자가 된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38)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확한 보유 지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필드는 벤처캐피털 등 투자회사와 함께 회사 지분의 상당 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8살 차이가 나지만 둘은 모두 30대의 나이다. 저커버그가 스무 살 때인 2004년 페이스북을 창업했고, 필드 역시 같은 나이 때인 2012년 대학 친구인 에반 월러스와 함께 피그마를 만들었다.
저커버그가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인 하버드대를, 필드도 학교는 다르지만 역시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를 각각 중퇴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란 필드는 일찌감치 이곳에서 자리를 잡았고, 저커버그도 실리콘 밸리에서 본격적인 성공의 길을 닦았다.
둘 다 유대인이면서 어릴 때부터 남다른 총명함을 보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창업을 통해 성공을 꿈꾸고 있는 전 세계 수많은 청년 사업가들에게 이들은 성공의 '롤 모델'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가정 환경에선 공통점이 거의 없다. 저커버그는 의사 부모님과 함께 뉴욕에서 유복하게 자란 반면, 필드는 와인 산지에서 평범하게 성장했다. 부친은 치료사, 모친은 학습이 어려운 학생을 도와주는 교사였다.
성격도 서로 다른 면이 많다. 필드는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을 자퇴할 때까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그는 출근길에 1달러짜리 커피 한 잔을 마셨고, 수줍음이 많아 벤처캐피털 회사가 주최하는 행사에선 종종 혼자 술을 마시곤 했다. 그에 비해 저커버그는 대학 시절 친구들을 서로 연결해주기 위해 페이스북을 만들 만큼 외향적이었다.
피그마가 인정받은 기업 가치 200억 달러는 엄청난 규모이지만, 메타에 견줄 정도는 아니다. 2012년 페이스북이 상장할 당시만 해도 가치는 피그마의 5배 수준인 1000억 달러가 넘었다.
메타는 지난해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으며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한때 '빅5'에 들었다. 당시 피그마는 100억 달러로 평가되던 때였다.
그런 저커버그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2016년 미 대선 때 영국의 한 정치컨설팅 업체가 페이스북 이용자의 데이터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논란, 페이스북 제품이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논란 등이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가했다. 지난해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플랫폼으로 바꾸고,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사업에 중점을 뒀지만, 하향 흐름을 막진 못했다.
1조 달러를 넘던 기업 가치가 4000억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고, 저커버그 재산은 올해 702억 달러, 약 100조원이 증발했다. 작년 4분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이용자가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10년 전 페이스북 상장 당시 저커버그가 모바일이 회사 성장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을 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저커버그가 사명까지 바꿔가며 메타버스에 올인하고 있는 지금, 냉소적인 시장 반응은 1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10년 전에는 결과가 성공적이었지만, 현재는 미지수다. 자칫하면 쇠락의 길로 빠져들 수도 있는 기로에 선 것이다.
어도비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필드의 피그마 '창업 스토리'는 10년으로 끝난다. 필드처럼 창업 초기 여러 기업에게서 인수 제안을 받았던 저커버그는 19년째 자신의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창업의 성공 신화를 계속 써 내려갈 수 있을지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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