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주가, 일주일새 11% 급락..'한국판 페덱스' 되나

이윤희 2022. 9. 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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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 실적 악화 쇼크 일주일 새 25% 폭락 여파
증권가, "3분기 실적 호전, 페덱스와 다를 것"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글로벌 물류업체인 페덱스(Fedex)의 '실적 쇼크'가 미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페덱스의 실적은 글로벌 거시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뉴욕증시 투자자들 사이엔 '페덱스 인디케이터(페덱스 지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페덱스는 경기침체 우려로 지난 6월에 제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최근 철회했다. 주가는 최근 일주일 새 25% 폭락하며 40년만에 가장 끔찍한 기간을 보냈다. '한국의 페덱스'를 꿈꾸던 국내 1위 물류사업자 CJ대한통운의 주가도 그 여파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페덱스 쇼크'= 지난 22일(현지 시간) 페덱스는 2023 회계연도 1분기(6~8월) 실적을 발표했다. 이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3.44달러로 시장 추정치(5.14달러)를 33% 밑돌았다. 매출은 232억달러로 월가의 예상치 235억9000만달러를 하회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0년 기업 분석 역사상 예상치 대비 가장 저조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발표 이후 페덱스 주가는 25%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다시 썼다.

한 주 전인 지난 15일에도 페덱스는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발표 당일 페덱스는 43.85달러(21.4%) 하락한 161.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978년 상장 이후 40여년 만에 일일 최대 낙폭이다. 종전에 기록한 최대 낙폭은 1987년 '블랙 먼데이' 당시 기록한 16%였다.

페덱스의 실적 충격은 뉴욕 증시의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45% 하락한 3만822.42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72% 내린 3873.33, 나스닥지수는 0.9% 하락한 1만1448.40으로 마감했다. 앞으로 미국 기업들이 보여줄 실적 쇼크의 신호탄일 것이란 우려가 증시를 압박했다.

◇CJ대한통운에도 '불똥'= 국내 투자자들은 우리 물류 기업들의 실적도 '쇼크'로 나타날지 우려했다. 페덱스 실적 전망치가 발표된 다음날인 16일 하루에만 CJ대한통운은 3.98% 급락했다. CJ대한통운 주가는 지난 15일 이후 6거래일 동안 11.06% 내렸다. 지난 6거래일 동안 한진도 6%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CJ대한통운은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페덱스의 부진한 손익과 손익 전망치 하향은 CJ대한통운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며 "페덱스의 영업손익 악화는 주로 페덱스가 가진 세계 최대 화물항공사 페덱스 익스프레스에서 나왔다. 이 회사 매출액의 45%가 국제 물류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은 항공기를 보유하지 않고 국제 항공과 해운 포워딩 매출액도 전체 매출액의 10% 내외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의 매출액은 국내와 해외 현지 육상물류에서 발생한다"고 전했다. 페덱스의 경우에도 북미 지역 내륙 운송 서비스 부문의 영업손익은 오히려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포워딩은 운송수단을 직접 소유하지 않은 채 위탁 고객의 화물을 인수해 수하인에게 인도할 때까지의 집화, 입출고, 선적, 운송, 보험, 보관, 배달 등의 업무를 주선 또는 수행하는 것이다.

KB증권은 3분기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한 1295억원로, 시장 컨센서스를 6.8%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각각 3.5%, 8.9% 상향했다.

지난 2분기 CJ대한통운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3조1369억원으로 컨센서스(2조9531억원)를 상회했다. 영업이익도 1161억원으로 컨센서스(1095억원)를 웃돌았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택배사업 부문에서 나타난 파업 영향이 2분기 정상화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택배 물동량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지만 판가가 6% 상승하고 파업 영향도 해소되면서 영업이익률은 다시 6%를 회복했다.시장점유율도 1분기 45%에서 2분기 47%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 영업이익은 택배 물량 회복, 계절성과 맞물려 매분기 증가할 전망이며, 2023년에도 택배판가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최대 실적 경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페덱스 효과'에 대해서 과잉 반응하지 말 것을 조언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페덱스 인디케이터'라는 말이 나온 2007년은 세계화의 정점이었기 때문에 지금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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