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로 걸려온 "수육국밥 주문" 떨리는 음성에..'범죄 신고' 직감한 경찰
강정의 기자 2022. 9. 25. 16:39
“수육국밥 좀 주문하려고요….”
지난 20일 오후 4시 57분쯤 충남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에는 수육국밥을 주문하겠따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세종시 소재 원룸에서 거주하던 A씨(20대)가 남자친구 몰래 112 버튼을 눌러 음식을 주문하는 척하며 경찰에 구조 요청을 한 것이었다.
당시 A씨는 이별 통보를 받은 남자친구 B씨(20대)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전화를 받은 충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2팀 소속 최명예 경사는 A씨의 떨리는 목소리를 수상히 여겨 “혹시 위급상황인가요”라고 물었고, A씨는 “예”라고 대답했다.
최 경사는 신고장소 등을 확인하는 동시에 경찰관이 신속히 출동해 도움을 줄 것이라고 A씨를 안심시켰다. 이후 관할 경찰서에 연락해 긴급출동하도록 조치했다.
신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A씨와 B씨를 신속히 현장에서 분리하고, 위기상황에 처해있던 피해 여성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오인신고’ 또는 ‘장난전화’로 쉽게 치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면서도 “최 경사가 나지막히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위급상황임을 직감한 후 신속하게 대처해 신고 여성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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