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 '온라인 군사훈련'에 쏟아진 조롱[특파원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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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상황 속, 온라인으로라도 군사훈련을 실시하려는 중국 한 대학의 행보에 중국인들의 비웃음과 야유가 쏟아지고 있다.
현지 매체 신랑망 등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 란팡시에 위치한 란팡보건대학은 9월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매년 신입생 대상으로 진행해온 군사훈련을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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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훈련해야 하나" 회의론 확산
코로나19 방역 상황 속, 온라인으로라도 군사훈련을 실시하려는 중국 한 대학의 행보에 중국인들의 비웃음과 야유가 쏟아지고 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은 학생 군사훈련을 이참에 폐지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도 확산됐다.
제식도 행군도 온라인으로
현지 매체 신랑망 등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 란팡시에 위치한 란팡보건대학은 9월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매년 신입생 대상으로 진행해온 군사훈련을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을 집합시킬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 예방 수칙에도 불구하고 신입생 전통처럼 굳어진 군사훈련을 꼭 진행하겠다는 의지였다.
이 대학 온라인 군사훈련 계획을 보면 학생은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해 온라인으로 출석 체크를 한 뒤 집에서 자체적으로 제식 훈련과 전투 연습, 심지어 행군도 해야 한다. 저녁에는 다시 온라인으로 점호를 받은 뒤 취침에 든다. 학생은 이 모든 과정을 동영상에 담아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중국의 모든 고등학교·대학교 신입생은 1984년 제정된 병역법·국가교육법에 따라 '쥔쉰(軍訓)'이라고 불리는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 약 2주간 이뤄지는 쥔쉰에서 신입생들은 △군사사상 △현대국방 △군사과학기술과 같은 이론 수업은 물론 △집체훈련 △실탄사격 △개인 전술 △구급법 같은 실기 수업도 이수해야 한다. 한국으로 따지면, 1988년 폐지된 '대학 교련'과 비슷하다. 중국에서 개학 시즌인 9월만 되면 군복을 입은 신입생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제식 훈련을 받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다수 학교는 다수 인원이 모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훈련 자체를 연기하고 있다. 다만 란팡보건대학처럼 일부 학교는 군사훈련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고 있다.
구타·사망 등 사고도 끊이지 않아...폐지 여론 확산
'온라인 군사 훈련'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의 각종 온라인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온갖 조롱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전쟁도 온라인으로 하자", "225만 명의 인민해방군이 접속할 수 있는 서버 개설이 시급하다", "식사도 온라인으로 하고, 배변도 온라인에서 하자"며 학교 측의 '융통성 부족'을 비판했다. 또한 "이렇게까지 해서 군사 훈련을 꼭 받아야 하냐", "애당초 대학생들이 군사훈련을 받아야 하는 이유부터 다시 따져보자" 등 지적도 쏟아졌다.
신입생 군사훈련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이 곱지만은 않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구타 사고와 사망 사건 등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2014년 후난성 룽산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신입생 40명과 훈련 교관이 난투를 벌여 2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0년 우한시의 한 대학에서는 훈련받던 신입생이 쓰러져 사망했다.
사고 때마다 중국에선 "시대에 뒤처진 신입생 군사훈련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군 당국은 "학교 군사훈련은 강력한 국방에 대한 예비 역량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며 폐지 주장을 일축해 왔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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