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여정이었다".. 눈물 펑펑 쏟은 테니스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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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여정이었다. 나는 행복하지 결코 슬프지 않다. 경기는 훌륭했고, 더 행복할 수가 없다. 멋졌다."
페더러는 경기 후 자신 그리고 나달과 함께 남자 테니스 '빅4'로 불린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 앤디 머레이(35·영국) 등과 포옹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페더러는 고별사를 통해 "(나의 테니스 인생은) 완벽한 여정이었다. 한 번 더 할 수도 있을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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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여정이었다. 나는 행복하지 결코 슬프지 않다. 경기는 훌륭했고, 더 행복할 수가 없다. 멋졌다.”
코트에서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었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도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는 어쩌지 못했다. 페더러는 자신의 화려했던 투어 생활 관련 동영상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여지는 동안 진한 눈물을 쏟아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필생의 라이벌’ 라파엘 나달(36·스페인)도 눈물을 훔쳤다. 동료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으며 페더러는 35년간의 테니스 인생을 마무리했다.
페더러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에서 열린 레이버컵 테니스 대회 첫날 복식 경기에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한 조로 출전, 프랜시스 티아포-잭 속(이상 미국) 조에 1-2(6-4 6-7<2-7> 9-11)로 졌다.
레이버컵은 '팀 유럽'과 '팀 월드'가 겨루는 남자 테니스 대항전이다. 2017년부터 시작된 대회는 올해 페더러의 은퇴 무대라는 특별함이 더해져 더 큰 관심을 모았다.
페더러는 평생의 라이벌이었던 나달과 이날만큼은 힘을 합쳐 코트를 누볐다. 페더러와 나달은 1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2세트에서 접전 끝에 패했고, 매치 타이브레이크로 진행된 3세트에서도 9-8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뒷심에서 밀려 역전패했다. 나달은 라이벌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끝내 패배를 막지 못했다.
황제의 마지막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페더러는 경기 후 자신 그리고 나달과 함께 남자 테니스 '빅4'로 불린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 앤디 머레이(35·영국) 등과 포옹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레이버컵조직위원회는 페더러가 걸어온 길을 특집 영상으로 만들어 상영하며 황제의 은퇴 무대를 예우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7,500여 관중은 뜨거운 박수로 '황제'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페더러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페더러는 고별사를 통해 "(나의 테니스 인생은) 완벽한 여정이었다. 한 번 더 할 수도 있을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은 행복한 날이지, 슬픈 날이 아니다"라며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내 미르카와 4명의 자녀, 페더러의 부모도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페더러는 "사실 아내가 오래 전에 나를 은퇴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계속 뛰게 해줬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페더러는 남자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역대 최장기간인 237주(2004년 2월~2008년 8월) 연속으로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1970년대 중반 160주 연속 1위를 수성한 역대 2위 지미 코너스(은퇴·미국)를 크게 앞질렀다. 메이저 대회 최다 369승(2위 조코비치 334승) 기록도 페더러가 갖고 있다. 2003년 윔블던에서 처음 메이저 단식 정상에 오른 그는 2018년 호주오픈에서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단식 20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2009년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며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1999년 앤드리 애거시(미국)에 이은 역대 세 번째로 남자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18년 호주오픈을 통해 최고령 단식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투어 대회 단식 1,251승, 우승 103회로 코너스(1274승, 109회)에 이어 각각 역대 2위에 올라있다.
AP통신은 “강력한 포핸드, 특유의 원 핸드 백핸드, 완벽한 풋워크, 엄청나게 효율적인 서브, 열정적인 네트 대시, 자신의 경기를 재창조하려는 의지, 그리고 선수로 오래 장수한 사실 등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페더러에게 찬사를 보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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