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 푸홀스, 전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SS집중분석]

문상열 2022. 9. 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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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앨버트 푸홀스가 24일 LA 다저스 불펜 필 빅포드로부터 통산 700홈 홈런을 터뜨린 뒤 두손을 펼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다저스타디움=문상열전문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앨버트 푸홀스는 42세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지만 미국 미주리주에서 주니어 칼리지를 다녀 1999년 드래프트 13라운드에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됐다.

지금도 이슈가 되는게 미래 명예의 전당 후보가 이처럼 뒷순위로 지명이 됐을까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도대체 푸홀스의 무엇을 봤길래 세인트루이스가 402번째 만에 지명을 할 때까지 열중쉬어를 하고 있었을까.

MLB 사상 가장 뒷순위로 지명돼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전설은 전 LA 다저스 포수 출신 마이크 피아자다. 피아자는 1988년 드래프트 62라운드 전체 1390번째 지명됐다. 마지막이 1395번째다. 피아자의 아버지와 다저스 토미 라소다 감독이 친해 형식적으로 드래프트를 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피아자는 명전에 입성할 때 자신을 버린 다저스가 아닌 뉴욕 메츠의 모자를 선택했다.

푸홀스는 지명 후 2년 만인 2001년에 데뷔해 161경기를 뛰고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받았다. 이 때 21세에 불과했다. 역대로 13라운드 지명자가 이처럼 빨리 MLB에 데뷔하는 경우도 드물다. 투수라면 가끔씩 있을 수 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슬러거 마크 맥과이어의 팀이었다. 맥과이어는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푸홀스의 타격을 보고 “너는 메이저리그 타자가 될 것이다”고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봤다.
25일(한국 시간) 1회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와 맞붙기 전 다저스타디움 팬들의 환호에 헷멜을 만지며 답례를 하고 있다. LA|AFP연합뉴스
2001년 신인왕을 수상 때 나이와 약물이 시빗거리였다. 기자들은 푸홀스가 21세라고 믿지 않았다. 이즈음에는 중남미 선수들의 출생신고 허위 조작이 자주 폭로됐다. 실제 푸홀스는 동안이 아닌 터라 겉 늙어 보였다. 출생신고를 조작했다면 현재 42세의 나이에도 21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게 불가능하다.

푸홀스가 2021년 5월 LA 에인절스와 10년 계약을 채우지 못하고 방출돼 다저스에 이적할 때만 해도 은퇴를 선언하지 않고 선수 생활을 구질구질하게 이어간다는 반응이 있었다. 그러나 다저스에서의 5개월 동안 야구인생은 매우 모범적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은 후배들이 잘하거나 침체될 때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팬, 구단, 선수들 모두 다저스에서 짧은 기간 푸홀스 활동에 감사의 표시를 전했을 정도다.

푸홀스는 돈은 10년 계약한 에인절스에서 2억5400만 달러의 거금을 챙겼지만 세인트루이스와 궁합이 맞는 선수였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MVP 3회, 올스 게임 9회 출전 등 화려했지만 에인절스에서는 올스타게임 한 차례가 전부였다.

2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699호, 700호를 연타석으로 터뜨린 것도 우연치고는 기이하다. 푸홀스가 다저스를 상대로 터뜨린 홈런은 통산 22개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있는 동안 뽑아낸 홈런은 총 12개다.

올스타브레이크 후 푸홀스와 관련된 최대 관심은 700호 달성이 미달될 때였다. 시즌 전 2022시즌은 현역 마지막이고 은퇴투어를 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홈런이 예상보다 많이 터지면서 야구계 일각에서는 현역을 연장하라는 주문이 많았다. MLB 사상 3명 밖에 없는 홈런 700클럽에 가입하고 은퇴하라는 거였다. 하지만 푸홀스는 “699개로 시즌이 끝나도 내 은퇴에는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제 그럴 염려는 없어졌다. 깔끔하게 700클럽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MLB 사상 4번째 700클럽에 가입한 푸홀스는 유일한 외국 태생이다. 푸홀스의 가입으로 좌우타자 동수가 됐다. 배리 본즈(762개), 베이브 루스(714)는 좌타자, 행크 애런(755), 푸홀스는 우타자다. 42세의 푸홀스는 올해 4차례 멀티홈런으로 최고령 최다를 기록했다. 8월15일 이후에는 저지의 14개 다음으로 많은 13개를 기록하고 있다. 나이를 잊은 고감도 타격이다.
25일 경기 전 전날 통산 700홈 홈런을 터뜨린 앨버트 푸홀스를 만나는 LA 다저스 디노 이벨 3루코치.다저스타디움=문상열전문기자
MLB 22년 동안 홈런 20개 이상을 총 18차례 작성했다. 꾸준함의 상징이다. 이 부문 3위다. 행크 애런 20회, 배리 본즈 19회다, MLB 사상 10년 이상 활동한 야수 가운데 데뷔와 은퇴 해에 홈런 20개 이상을 작성한 타자는 테드 윌리엄스와 푸홀스 2명뿐이다. 푸홀스는 데뷔 때 37개를 때렸다. 3년 군복무를 한 윌리엄스는 1939년 데뷔해에 31, 1960년 은퇴 해에 29개를 작성했다.

푸홀스는 25일 다저스와의 2차전 때도 루틴은 변함이 없었다. 백스톱 근처에 친지들과 인사하고 대화하고,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다저스 디노 이벨 코치와 격한 포옹과 환담을 나누는 등 늘 했던 야구장에서의 모습이다. 이벨 코치와는 LA 에인절스 때부터 인연을 맺어 매우 가깝다. 다저스 덕아웃의 치어리더 내야수 핸서 알베르토는 푸홀스에게 사인을 요구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푸홀스는 이날 선발 클레이튼 커쇼와 상대해 4회 삼진, 6회에는 중전안타를 뽑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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