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입금 고금리 불법사채 주의하세요"

금융감독원 제공

A양은 아이돌 상품(굿즈)을 사기 위해 소셜미디어(SNS)에서 불법 대출업자와 접촉해 8만원을 빌렸으나 제때 갚지 못해 수십통의 추심전화를 통한 욕설·협박에 시달리다가 열흘 후 이자·연체료를 합친 14만원을 갚았다. 이처럼 청소년 등을 주된 대상으로 하는 소액 고금리 대출인 이른바 '대리입금' 광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대리입금 광고 제보건수는 8520건이나 피해신고는 5건에 그쳤다. 대리입금이 미성년자인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소액·음성적으로 발생해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대리입금 광고의 경우 내용상 대부업법·이자제한법 등 관련법령 내용을 회피하거나, 위반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적극적 광고차단 조치도 곤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감원은 대리입금은 대차금액이 10만원 내외 소액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대출기간이 짧아 연 환산시 이자율 1000% 이상인 수준으로 법정이자율(20%)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고금리 불법 사채라고 강조했다. 대리입금 업자들은 이자·연체료 대신 '수고비'(또는 사례비), '지각비' 등의 용어를 사용해 불법사채가 아닌 지인간의 금전 거래인 것처럼 가장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소액 고금리 불법사채다.

금감원은 또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와 체결한 대리입금 행위는 민사 상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원금 외에 이자 또는 수고비 등을 갚을 의무가 없고, 대리입금 피해학생이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때 신분 노출이 우려된다면 인적사항 기재를 생략하거나 가명으로도 조사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금감원은 홈페이지 내 '불법금융신고센터' 메뉴에 대리입금 온라인 피해신고 전용코너를 신설해 피해자의 적극적 신고를 유도하는 등 대리입금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강길홍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