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주민투표 인정하자니 대만 독립 인정?..딜레마 빠진 中 [특파원+]

이귀전 입력 2022. 9. 25. 13:31 수정 2022. 9. 2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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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중립을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 친러 행보를 보였던 중국이 러시아 주도의 주민투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 주민 투표 결과를 인정할 경우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이 투표로 독립을 주장할 경우 이를 막을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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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中' 주장..투표 독립 인정 시
대만의 독립 주장 반대할 명분 훼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중립을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 친러 행보를 보였던 중국이 러시아 주도의 주민투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주장하는 중국 입장에서 주민 투표를 통한 독립을 인정할 경우 대만의 독립 주장을 반대할 명분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2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대면 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밝힌 내용이라며 이른바 ‘네 가지 응당(應該·마땅히 해야 함)’을 거론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AP연합뉴스
왕 부장은 첫 번째로 ‘각 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 존중’을 거론한 뒤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 준수, 각 측의 합리적 안보 우려 중시, 평화적 위기 해결에 도움되는 모든 노력에 대한 지지 등을 강조했다.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옹호하는 모습이지만, 합리적 안보 우려를 중시한다는 것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확장을 비판한 러시아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 침공 직후부터 영토의 완전성보다는 합리적 안보 우려를 강조해 러시아측 입장에 동조해왔다.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만났지만 영토의 완전성 존중을 먼저 꺼내든 것은 미묘하지만 중국의 입장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영 매체들은 ‘네 가지 응당’을 표명한 시기가 러시아 주도의 주민투표 개시(23일) 직전이란 점 등을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24일 전문가 등을 인용해 “왕이 부장이 주민투표 시작 하루 전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쿨레바 장관에게 분명히 전달했다”며 “중국은 2014년 크름 반도 병합 때와 마찬가지로 항상 영토 완전성과 주권에 대한 원칙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러시아 귀속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중국은 러시아의 크름 병합 때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기권을 택했다. 이번 주민 투표 결과가 나오더라도 서방처럼 반대를 하진 않겠지만 기권을 통해 러시아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 주민 투표 결과를 인정할 경우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이 투표로 독립을 주장할 경우 이를 막을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대만 외에 신장위구르나 티베트 지역 등에서도 외부세력과 결탁해 독립을 주장하는 상황이 제기될 경우 중국내 혼란이 커질 것을 우려한 점도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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