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세상의 다양하고 신기한 꼬리들 [ 단칼에 끝내는 곤충기]

이상헌 입력 2022. 9. 2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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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기자]

곤충은 배 끝에 한 쌍의 꼬리가 달려있으며 사는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하여 독특한 역할을 한다. 가령, 본 연재 10화에서 살펴본 잠자리의 꽁지(파악기)는 암컷을 잡아매어 짝짓기를 하기 위함이며, 물 속에 사는 장구애비는 숨쉬는 기관으로 이용한다. 메뚜기 무리는 알을 낳기 위한 산란관으로 활용하며 집게벌레는 방어를 위한 도구로 쓴다. 벌레 세상의 다양하고 신기한 꼬리를 살펴보자.

장구애비는 낚시 바늘 같은 앞다리를 휘젓는 모습이 마치 '장구를 치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몸 길이가 40mm 가까이 자라며 물 속에서 작은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노린재목 곤충이라 찌르고 빠는 입을 가졌다. 뾰족한 주둥이를 사냥감의 몸에 꽂은 다음 소화효소를 내어 장기가 죽처럼 변하면 빨아먹는다.
 
▲ 장구애비. 긴 꼬리(숨관)를 수면위로 내어 숨을 쉰다.
ⓒ 이상헌
 
꽁무니에는 바늘처럼 보이는 긴 꼬리(숨관)가 자기 몸 길이 만큼 솟아있다. 포식자를 피해 숨관을 수면 위로 내어 산소 호흡을 한다. 온 몸이 칙칙한 갈색인데 물 속에 가라앉은 낙엽과 모래 알갱이 등이 덮여 있어 자신의 모습을 감춘다.

장구애비와 친척인 게아재비는 물 속에 사는 사마귀다. 앞다리를 펼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색깔만 다를뿐 영락없는 사마귀다. 게아재비 역시 꽁무니에 숨관이 달려 있으며 생활방식과 습성도 장구애비와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몸매가 가늘고 앞다리는 좌우가 아닌 상하로 접혀진다. 호리호리한 몸매라서 물풀에 앉아 있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알을 낳는 산란관이 배끝에 길게 나와

메뚜기목은 크게 여치류와 메뚜기류로 나뉜다. 전자는 더듬이가 실처럼 가늘고 자기 몸 보다 더 길게 나 있으며 암컷의 배 끝에 길게 산란관이 돌출해 있다. 암놈이 수컷의 등 위로 올라가 감로를 핥아먹으며 짝짓기가 이루어진다. 여치와 베짱이, 귀뚜라미, 방울벌레, 땅강아지, 쌕쌔기, 풀종다리, 철써기, 긴꼬리 등이 속해 있다.

후자의 더듬이는 밧줄 모양으로 상당히 짧고 산란관이 배 속에 숨겨져 있어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애기 같은 수컷이 암놈의 등 위에 올라타 교미를 하며 배 끝으로 땅 속을 파고 알을 낳는데 이때 산란관이 두 배나 부풀어 외부로 빠져 나온다. 메뚜기와 방아깨비, 풀무치, 콩중이, 팥중이, 모메뚜기, 삽사리 등을 포함한다. 
 
▲ 좀날개여치. 알을 낳는 산란관이 몸 밖으로 길게 나와 있다.
ⓒ 이상헌
 
여치는 잡식성이라 가리는 것이 없다. 중베짱이와 여치, 갈색여치, 긴날개여치 등은 포식성이 강하여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것은 물론이요, 배가 고프면 동족도 마다하지 않고 캔버스 천으로 만든 가방도 뜯어먹는다. 산란기의 암컷은 번식을 위해서 공격성이 강해지므로 손가락을 깨물려 피를 보기도 한다. 
몸 길이가 약 20mm 내외이며 연녹색의 몸매에 암컷의 꽁무니에는 갈색의 산란관이 튀어나와 있어 '긴꼬리'라고 부르는 녀석이 있다. 8월~10월까지 국화과 식물과 칡이나 싸리 같은 콩과식물에서 볼 수 있다. 수컷은 날개를 수직으로 펼친 뒤 양쪽으로 비벼 울음소리를 내어 암놈을 부른다.
 
▲ 긴꼬리. 여름을 알리는 곤충의 하나로서 바늘같은 산란관을 가졌다.
ⓒ 이상헌
 
이때 나뭇잎에 동그란 구멍을 내고 날개를 평행이 되게 만든다. 멀리까지 소리를 전달하기 위함인데 통기타에 뚫린 구멍이 공명 효과를 내는 것과 같다. '룰루루 리리릿'하는 구애음을 듣고 암컷이 찾아오면 부산스럽게 움직이면서 허연색의 정포낭(정자가 든 주머니)을 암놈의 배끝에 붙인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긴꼬리 숫놈은 날개 아래에 있는 등판 분비샘에서 감로수를 내어 암컷에게 선물로 준다. 암놈이 단물을 받아먹는 동안 정포낭에 있던 정자가 서서히 암컷의 체내로 스며들어가 수정이 이루어진다. 결국 수컷의 설탕물이 나오는 동안만 짝짓기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암놈은 수컷이 만든 정포를 먹고 알을 낳는다

한편, 베짱이류 수컷은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몸통의 1/3이 넘는 정포낭을 만든다. 교미 후 암놈은 정포를 먹는데 난소와 알을 성숙시키는 영양물질을 섭취하여 부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짝짓기 후 암놈은 쑥이나 명아주, 익모초 등의 풀 줄기에 두어 개의 알을 낳는다. 천적과 추위를 피해 알로 겨울을 나고 이듬해 오뉴월에 부화하여 세대를 이어간다.
 
▲ 날베짱이. 자기 몸을 훌쩍 넘는 긴 날개에 배끝에는 반원형 산란관이 있다.
ⓒ 이상헌
 
몸길이가 30mm 정도 하는 베짱이는 날개 길이가 배 끝을 넘어 몸통의 2배나 된다. 암컷도 겉날개가 긴 편이지만 수컷의 절반 정도 한다. 수놈은 여름날 풀밭에서 '씨이익~ 딱' 하는 소리를 내며 암컷을 부른다. 배끝에는 창 모양의 산란관이 길게 나 있으며 끝이 갈색이다. 7월 말부터 보이는데 낮에는 풀 숲에 숨어 있다가 밤에 활발히 움직이며 세레나데를 부른다. 

검은다리실베짱이는 몸길이가 30mm 정도이며 몸매가 날씬하고 호리호리하다. 초록색 바탕에 검은점이 흩뿌려져있으며 검은색 뒷다리가 무척이나 길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암컷의 배 끝에는 뭉뚝한 반원형의 산란관이 돌출해있다. 여치류 치고는 작은 편이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외모다. 주변 숲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다리가 한 개인 놈도 쉽게 발견된다. 위험을 느끼면 스스로 다리를 떼어내고 도망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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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의 사진은 글쓴이의 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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