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66〉방송산업:글로벌vs로컬

박종진 2022. 9. 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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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1980년 말부터 비즈니스 세계에 불어온 글로벌화. 이제는 우리 모두에게 아주 친근한 단어가 됐고,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화를 외치고 있다. 사업자에게는 글로벌화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럼에도 미디어산업, 특히 방송은 문화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지역성이 강조되는 등 폐쇄적 측면이 있었다. 지역 또는 국내 콘텐츠가 문화와 정서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글로벌화가 되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시청 행태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의 획기적 발전과 디지털 기술로 콘텐츠가 지역·국경을 넘어 세계로 퍼져 가는 것이 오늘날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인터넷을 통해 관심이 있거나 흥미 있는 콘텐츠는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가장 선풍적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비영어권에서 에미상도 처음 수상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했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시청 행태도 유사하게 변화하는 것을 여러 데이터나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다. 글로벌화가 돼 가는 것이다. 얼마 전에 영국 오프콤에서 '미디어 네이션스: UK 2022'라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의 목적은 지상파 TV와 스트리밍까지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 관점에서 미디어 분야의 주요 트렌드뿐만 아니라 시청 행태를 조사했다.

코로나19로 증가하던 평균 TV 시청 시간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상파방송 시청 시간이 평균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지상파방송 콘텐츠에 대한 트렌드가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BBC가 다른 나라 지상파방송 대비 점유율이 높지만 지속적인 하락은 현재 지상파방송사의 위상을 보여 준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와 같은 글로벌 OTT의 영향력은 시청 시간과 점유율 상승을 통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OTT로 대변되는 구독 기반의 주문형비디오(SVoD) 시장도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이제부터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는 가입자 유지도 점점 힘들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광고 기반 OTT가 확대될 것이고, 하이브리드 타입 OTT가 더 인기를 끌 것이다.

보고서에는 많은 나라가 골치를 앓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문제 인식도 적시됐다. 기술 급속한 발전, 시청 행태의 변화와 글로벌 사업자 시장 침투는 영국 방송사업자에는 새로운 도전이다. 이를 위해 사업자 혁신도 필요하지만 기존 사업자와의 규제 불균형,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는 많은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는 OTT도 OFCOM 규제 영역 안에 둬야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거의 동일한 콘텐츠를 시청하는 상황을 고려, 지금까지 규제 밖의 OTT에도 방송과 유사한 코드를 적용해야 한다. 또한 모든 국민이 인터넷으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기가급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

미디어산업 트렌드·시청행태 등 많은 부분에서 전 세계 국가들이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규제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취하고 있지만 영국 나름의 독특한 방송시스템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영향력은 줄고 있지만 공영방송, 특히 BBC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다른 보고서도 있다. BBC는 지난 100년 이상 거의 모든 영국인의 삶에 영향을 미쳐서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크게 기여했다.

BBC의 1파운드 경제 활동은 2.63파운드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또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세계적 시청자를 확보, 글로벌 영향력이 있는 방송이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규제와 진흥을 병행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보고서는 1파운드 세금 감면이 6.44파운드 효과를 가져왔다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라 문화예술창작 산업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였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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