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의 끝이 보인다..8개월 만에 주가 10배 됐던 씨젠 84%↓

고득관 2022. 9. 2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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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의 최근 5년간 주가 추이 [사진 출처 = 구글 파이낸스]
2년 반 넘게 끌어왔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종식에 대한 논의가 불이 붙고 있다. 팬데믹 사태에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누렸던 진단키트·백신·치료제 관련주들은 10배 가까이 올랐던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로나 진단키트 대표 종목인 씨젠은 지난 16일 종가 2만8550원에서 23일 2만6400원까지 일주일간 7.53% 하락했다.

씨젠은 연일 신저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연속 신저가를 경신한 뒤 19일 하루 쉬고 다시 4거래일 연속 신저가 행진을 한 것이다.

씨젠은 지난 2020년 팬데믹 초기 당시 국내 증시에서 가장 핫한 종목 중 하나였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1만5400원(수정주가) 수준이던 주가가 2020년 8월 10일 장중 16만1900원까지 오르면서 1000% 수익률을 의미하는 텐배거(10루타) 종목이었다. 하지만 주가는 당시 고점 대비 83.66%나 하락하며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다른 팬데믹 수혜주들의 주가 흐름도 마찬가지다. 씨젠과 마찬가지로 팬데믹에서 텐배거 종목으로 부상한 신풍제약도 고점 대비 80% 가량 하락했다. 신풍제약은 2019년 말 6600원이던 주가가 다음해 9월 21만4000원까지 올랐다. 3142%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낸 것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90.35% 떨어진 2만650원에 머물고 있다. 30배 넘게 올랐던 주가가 다시 10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신풍제약의 최근 5년간 주가 추이 [사진 출처 = 구글 파이낸스]
대표적인 백신주인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도 반의반 토막 수준으로 빠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의 위탁생산업체이자 국내 1호 코로나 백신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주 열풍이 불던 지난해 3월 공모가 6만5000원으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을 기록하는 등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타고 지난해 36만20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공모가 대비 456.92%나 오른 것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8만6200원으로 76.16% 떨어졌다.

국내외에서 팬데믹 종료와 일상 전환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코로나 사망자수가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점을 언급하면서 "대유행을 끝낼 위치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18일 방송에 출연해 "팬데믹은 끝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팬데믹 종식과 일상 전환에 미리 대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앞으로 6개월 정도 뒤면 본격적으로 그런 활동이 재개(세계적인 교역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며 "일상적인 코로나19 대응체계 전환 논의를 시작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실적은 뚜렷한 피크 아웃(고점 통과)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1999억원, 1997억원이었던 씨젠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130억원으로 급감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2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86억원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팬데믹 수혜주들이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후 주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씨젠의 경우 2019년 말 491억원이던 현금성 자산이 지난 2분기 말 4630억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25%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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