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과 짝 이룬 '페더러'의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

심재철 2022. 9. 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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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레이버컵 복식] 로저 페더러+라파엘 나달 1-2 잭 삭+프란시스 티아포

[심재철 기자]

 페더러의 마지막 게임을 함께하는 선수들(나달, 페더러, 조코비치, 머리) 사진으로 장식한 레이버 컵 공식 누리집(https://lavercup.com)
ⓒ lavercup.com
 
매치 타이 브레이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로저 페더러의 놀라운 크로스 앵글 발리였지만 아쉽게 이기지는 못했다. 그리고 영원할 것 같았던 테니스 코트에 황제의 눈물이 떨어졌다. 함께 최선을 다해 뛴 라파엘 나달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수많은 관중들도 로저 페더러를 떠나보내기 싫었지만 어떤 무대보다 더 뜨거운 박수로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세계 남자 프로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자신의 라이벌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한 조를 이뤄 한국 시각으로 24일(토) 오전 6시에 영국 런던에 있는 O2 아레나 테니스 코트에서 2022 레이버컵 첫 날 복식 게임을 뛰었다. 결과는 팀 월드의 잭 삭, 프란시스 티아포(이상 미국) 조가 2-1(4-6, 7-6, MTB 11-9)로 역전승했다.

황제 페더러의 아름다운 고별 무대

2003년 윔블던 챔피언십 트로피부터 시작하여 2018년 호주 오픈 우승 트로피까지 그랜드 슬램 단식 타이틀을 20번이나 따내며 수많은 테니스 팬들을 몰고 다녔던 로저 페더러가 41살을 지나며 프로 테니스 공식 대회 마지막 게임을 끝냈다. 최근 수 년간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이겨내기 위해 재활에 전념하기도 했지만 결국 페더러는 이번 레이버 컵 복식 게임으로 프로 선수로서의 테니스 여행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스웨덴 테니스의 전설 비외른 보리를 캡틴으로 선임하고 그의 오랜 라이벌이기도 했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라파엘 나달(스페인), 앤디 머리(영국) 등과 어울려 파란색 유럽 팀 대표 유니폼을 입은 로저 페더러는 왼손잡이 천재 라파엘 나달과 한 조를 이뤄 존 매켄로(미국)를 캡틴으로 세운 팀 월드의 '프란시스 티아포, 잭 삭' 조와 복식 게임에서 만났다. 

첫 세트는 페더러, 나달 조가 6-4로 따내며 최고의 조합으로 라스트 댄스를 끝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랜드 슬램 복식 타이틀을 세 번(2014 윔블던, 2018 윔블던, 2018 US 오픈)이나 차지한 잭 삭이 뛰고 있는 팀 월드 복식조의 뒷심은 놀라웠다. 두 번째 세트 타이 브레이크를 7-2로 따낸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세 번째 세트는 대회 규정상 매치 타이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되어 10포인트 게임으로 진행됐다. 매치 타이 브레이크 초반 분위기는 라파엘 나달이 네트 앞 포핸드 발리와 큰 바운드의 스매싱을 성공시키며 3-0까지 달아나 이기는 줄 알았다. 하지만 복식 경험이 풍부한 잭 삭이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중요한 포인트를 따냈다. 

일곱 번째 포인트에서 동료 티아포 옆으로 빠져나가는 공을 잭 삭이 달려들어 포핸드 하프 발리로 넘긴 공은 선수 본인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수많은 팬들도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였다. 4-3으로 역전시킨 이 순간이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열 네 번째 포인트는 로저 페더러의 전성기를 떠올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완벽한 포핸드 크로스 앵글 발리가 나왔다. 손목 스냅을 이용하여 방향을 살짝 바꿔놓은 공이었지만 반대쪽 코트의 두 선수가 도저히 라켓을 내밀지도 못할 각도였던 것이다. 7-7이라는 스코어는 페더러를 이 코트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듯 보였다. 

약속된 매치 타이 브레이크 10포인트에 먼저 도달한 조 역시 '티아포, 잭 삭' 조였다. 세컨드 서브 리턴 기회를 노린 티아포의 스트로크가 위력적이었다. 그리고 잭 삭의 포핸드 크로스가 옆줄 안쪽에 떨어지면서 11-9로 매치 포인트가 찍혔다. 

홀가분하게 공식 게임을 끝낸 로저 페더러가 미소를 띠고 상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계속 이어진 다른 선수들과의 포옹 순간은 눈물을 좀처럼 참지 못했다. 파트너로 최선을 다해 뛴 라파엘 나달도 눈물이 흘렀고 끝내 페더러는 펑펑 울고야 말았다. 그를 위한 헌정 영상이 돌아갈 때도, 짧은 은퇴식에 마이크를 잡은 순간에도 페더러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팬들에게 남긴 은퇴 인사를 통해 "완벽한 여행, 대단한 여정이었다."며 감사의 뜻을 거듭 밝혔다.

2022 레이버 컵 복식 결과(24일 오전 6시, O2 아레나, 런던)

로저 페더러+라파엘 나달 1-2(6-4, 6-7 TB 2-7, MTB 9-11) 잭 삭+프란시스 티아포
 
로저 페더러의 주요 우승 기록
(그랜드 슬램 타이틀 20회)

2018년 호주 오픈
2017년 호주 오픈, 윔블던 챔피언십
2012년 윔블던 챔피언십
2011년 ATP 파이널스
2010년 호주 오픈, ATP 파이널스
2009년 롤랑 가로스, 윔블던 챔피언십
2008년 US 오픈, 베이징 올림픽 남자 복식 금메달
2007년 호주 오픈, 윔블던 챔피언십, US 오픈, ATP 파이널스
2006년 호주 오픈, 윔블던 챔피언십, US 오픈, ATP 파이널스
2005년 윔블던 챔피언십, US 오픈
2004년 호주 오픈, 윔블던 챔피언십, US 오픈, ATP 파이널스
2003년 윔블던 챔피언십, ATP 파이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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