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첫발'..고가주 매매 쉬워지나
26일 서비스 개시..접근성 개선되나 주의점도
7월 수준 후퇴한 코스피, 개별종목 모멘텀 주목
과세 관련 잡음으로 출발이 지연됐던 국내주식 소수 단위 거래서비스가 이번주 첫 발을 뗀다. 소액으로도 고가 주식 매매가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질 전망이다. 다만 거래 증권사의 계열사 주식 거래가 불가능한 점은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 이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이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에 증시가 통 힘을 못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약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아이폰 관련 부품주 등 개별 종목 모멘텀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본격 개시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국내주식 소수 단위 거래서비스가 시작된다.
소수 단위 거래서비스는 주식을 1주가 아닌 소수 단위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흔히 소수점 거래라고 한다. 황제주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고가 주식인 LG생활건강,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주식을 0.1주, 0.2주 등 소수 단위로 쪼개 주 단위가 아닌 원 단위로 주식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소수점 거래는 당초 과세 기준점이 정확히 잡히지 않아 계획된 시행 시기인 9월보다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 신탁제도를 통한 수익증권 형태로 주식을 배분하는데, 수익증권과 주식의 과세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주식으로 과세하기로 한다면 주식거래 시 0.23%의 증권거래세가 적용되지만, 수익증권으로 과세하면 15.4%에 달하는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소수 단위 거래 시 배당소득세가 과세된다면 서비스 개시에도 시장 참여자의 수요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소수 단위로 취득한 수익증권을 매도할 때 발생한 소득은 배당소득세 또는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서비스 제공 증권사들의 소수점 거래 시스템 구축이 이미 완료된 상황에서 세금 문제가 해결되자 서비스는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게 됐다.
다만 소수점 거래가 시작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일부 증권사에서 계열사 종목에 대한 소수 단위 거래가 불가능한 점은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삼성증권에서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한국투자증권에서는 △한국금융지주, 한화투자증권에서는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현대차증권에서는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카카오페이증권에서는 △카카오 △카카오페이의 소수점 거래가 불가능하다.
2200선까지 밀린 코스피…"개별종목 모멘텀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 후폭풍에 전 세계 증시 분위기가 한껏 가라앉은 가운데 국내 증시도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주 2382.78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지난 23일 2290.00으로 마감했다. 일주일간 3.9% 하락하면서 지난 7월 이후 다시 2200선으로 후퇴했다.
자이언트스텝은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바였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더 강력한 긴축 정책을 예고하면서 투자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를 계기로 연준의 긴축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증시 반등의 동력이 상실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반등이 나올 여지는 있지만 이는 단기에 그치고 주가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개별 종목의 모멘텀에 주목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선) 투자자들이 작은 테마에 관심을 갖고 개별 종목 모멘텀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며 "아이폰14에 대한 미국과 중국 시장의 긍정적 반응과 관련해 애플 관련 핸드셋 부품기업,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글로벌 곡물 생산량 전망 하향과 관련한 비료업체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흥행 안 돼도 IPO 강행
최근 기업공개(IPO)에 도전한 기업들의 성적표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성황리에 공모청약을 끝마친 기업도 있지만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기업도 있다. 이들 기업은 흥행 여부에 상관없이 상장을 강행하고 있어 상장 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인다.
2차전지 분리막 업체인 WCP는 공모가를 희망밴드(8만~10만원) 하단보다도 25% 낮은 6만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지난 14~1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33.28대 1이란 저조한 경쟁률을 거둔 데 따른 것이다.
일반 공모청약 역시 부진해 최종 경쟁률이 7.25대 1에 그쳤다. WCP는 흥행 실패의 부담을 안고 오는 3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지난 7~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4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희망 밴드(1만5000~1만8000원) 하단 대비 33% 낮은 1만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78대 1로 그나마 수요예측보다는 양호했다. 청약 건수는 2만5945건이었고, 청약 수량은 6615만2320주였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오는 2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두 회사와 달리 흥행에 성공한 기업도 나왔다. 지난 20~21일 청약을 진행한 연질캡슐 원천 제조 기술 보유기업 알피바이오는 1518.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참여 건수는 18만5799건, 청약 증거금은 2조9605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알피바이오는 수요예측에서 1556.0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달성하며 공모 희망밴드(1만~1만3000원) 최상단인 1만3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다. 알피바이오의 상장 후 시가총액 규모는 약 1017억원으로,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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