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키움도 뛰어드나..고금리에 판 커지는 발행어음 시장
전세계적으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증권업계에 몇 안 되는 확정금리형 상품 중 하나인 발행어음 시장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4곳의 초대형 투자은행(IB)만 판매중인데, 조만간 '5호' 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증권회사의 발행어음 잔고는 한국투자증권 10조3682억원, KB증권 5조9366억원, NH투자증권 3조7231억원, 미래에셋증권 3조3526억원 등으로 총 약 23조3806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총 16조7266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 새 약 29% 늘었다.
발행어음이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만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취급할 수 있으며,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에서 발행어음을 판매한다.
일반 고객에게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발행어음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고금리가 이어지며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다. 금융권에서도 다양한 고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발행어음은 은행권과 달리 특정한 가입 조건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려면 자동이체나 특정 신용카드 이용 등을 충족해야 하지만 발행어음은 이같은 조건이 없다.
예·적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 대상의 상품이 아니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애초에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만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취급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이들이 파산하지 않는 한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증권사의 입장에서는 발행어음 취급을 늘리면 안정적인 개인 차입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점이다. 통상 증권사는 회사채 발행이나 증자, 기관을 통한 차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발행어음을 취급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개인 자금을 모으는 것이 가능하다. 업계에 흔치 않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발행어음의 장점이 부각되며 신규 수신이 늘어나자 기존 4개 증권사가 과점하던 행태에서 새로운 발행어음 취급 사업자가 등장할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으로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할 수 있지만 삼성증권은 인가 심사가 보류된 상태이고,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은 아직 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키움증권은 아직 자기자본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발행어음업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3조8000억원대로 아직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올해 말 기준으로 4조원을 돌파하면 이르면 내년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 자본금 요건을 채우지 못한 상태라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인가 요건을 채우고 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대주주의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사유로 인해 지난 2017년 이후 5년째 인가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신한금융투자는 자체적으로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상황이라 신사업 진출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메리츠증권은 '선택과 전략' 차원에서 발행어음업에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인가받은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발행할 수 있고, NCR(순자본비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고 해서 기존 사업자들이 취급을 마음대로 늘릴 수가 없다"며 "현재와 같은 고금리가 이어진다면 기존 4개사 외에도 새롭게 인가를 받으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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