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에서 '허공 수영' 이젠 그만..인공 중력이 온다
1998년부터 운영된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약 400㎞ 고도에 떠서 지구 주변을 하루에 16바퀴씩 돌고 있다. 이 정도 높이에선 지구 중력이 거의 힘을 쓰지 못한다. ISS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들이 헤엄치듯 선내 공중을 돌아다니고, 각종 소지품들이 한 자리에 고정되지 않고 떠다니는 이유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한 벤처기업이 인공적으로 만든 중력이 구현되는 우주정거장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기업 바스트는 공식 자료를 통해 “우리 회사의 임무는 태양계 곳곳에서 수백만명이 살아가는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바스트가 제시한 우주정거장의 겉모습은 기다란 파이프를 연상하게 한다. 이 원통형 동체를 회전시켜서 만든 원심력을 중력처럼 활용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복안이다.
이런 방식으로 만드는 인공 중력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영화 속 우주선 안에서 주인공들이 지구에서처럼 걷고, 뛸 수 있는 건 모두 이런 인공 중력 덕분이다.
영화 속 인공 중력은 상상의 산물이지만, 중력 없이 인간이 장거리 우주여행을 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보면 꼭 필요한 미래의 현실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오랜 무중력 상태에 놓인 인간은 근육이 위축되고 뼈가 손실된다. 뇌 손상이 올 수도 있다. 인공 중력을 구현하지 못하면 장거리 우주여행 자체를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회사의 제드 맥칼렙 설립자는 공식 자료를 통해 “많은 인구가 우주에 거주할 수 있게 되면 우주의 각종 자원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 중력이 있는 우주정거장을 태양계 내에서 자원 채굴을 하기 위한 상주기지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바스트는 일단 40명이 거주할 수 있는 길이 100m짜리 우주정거장을 만들 계획이다. ISS는 최대 수용 인원이 6명, 길이는 73m에 그친다. 인류에게는 전에 없던 대형 우주 거주시설이 생기는 것과 동시에 인공 중력 구현이라는 완전히 다른 세상까지 열리는 셈이다.
다만 바스트는 새로운 우주정거장의 세부적인 건설 계획과 동체를 회전하는 동력을 어디서 얻을지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화성 등 먼 우주에 인간이 직접 날아가기 위해선 방사능 피폭과 함께 무중력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기술 개발 방향에 이목이 쏠린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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