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으로 고생했네요" 다른 일상 꿈꾸는 이대호의 화수목금토일월
지난 22일 잠실 롯데-LG전은 롯데 이대호(40)의 ‘은퇴 투어’ 마지막 날이었다. 이대호는 앞서 다른 구장에서 했던 대로 경기 전 사인회를 하면서 팬들에게 같은 얘기를 다시 들었다. “그런데 은퇴 안 하시면 안 돼요?”
그때마다 마음의 대답은 같았다. 은퇴 결정을 한 것은 이미 오래전이지만 그 뒤로도 결심이 흔들린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장 밖 행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그간 누군가에게 했을지 모를 얘기를 다시 한번 했다.
이대호는 은퇴 시즌에도 타격왕 경쟁을 할 만큼 절정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퇴 만류’ 목소리가 더 컸지만, 이대호는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자신을 격려했다. 이대호는 “어릴 때부터 전경기를 뛰는 게 목표였는데 나이 들면서도 130경기 이상씩을 뛴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원조 빅보이’다운 큰 체구의 자신을 한번 훑어보며 “이 몸 갖고 뛴다고 고생한 거 같다”며 살짝 웃기도 했다.
이대호는 25일 현재 136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올시즌도 2경기만 빼고 전경기를 뛰었다.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 뛰고 돌아온 2017년 142경기, 2018년 144경기, 다시 2020년 144경기를 뛰면서 자신과 약속을 넘치도록 지켰다.
그래서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도 완전히 지우거나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대호는 “20년 동안 돈도 열심히 벌었다”며 “일단 쉬고 싶다.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휴식’을 얘기했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일상의 전환이다. 그간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대폭 늘리는 일상을 그리고 있다.
이대호는 “우리 아이들은 월요일 말고는 아빠 볼 시간이 없었고, 어디 가지도 못했다”며 “쉬면서 아이들 등교도 시키고, 하교도 시키고, 학원도 데려다주면서 아빠 역할 좀 많이 해야겠다. 아내가 집 청소하는 일도 도와줘야겠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육아가 가장 힘들 건 아는데 그거 하면 쉬는 시간도 생기지 않겠냐”면서도 “지난 비시즌에 집안일을 조금 해봤는데 살도 잘 빠지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부분도 들여다봤다. 이대호는 아내 신혜정씨 사이에 남매를 두고 있다.
오는 11월11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참가 여부도 관심사다. 이대호가 참가한다면 선수로서 마지막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대호는 이에 대해서는 확답을 미루면서 “시즌 끝나고 공백이 있어 게임 감각이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부산이니) 팬들이 한경기라도 내가 뛰는 걸 보고 싶어하실지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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