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혼선, 저자세, 막말 논란까지..尹 두번째 순방 성적표는[영상]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해외 순방은 일정 혼란과 저자세 논란 그리고 막말 물의 등 논란과 사고가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추진했던 한일 정상회담은 저자세 외교 논란을 일으켰고, 한미 정상회담은 불발되는 등 논란이 있었다.
한일 정상회담 논란은 한일회담이 성사됐다는 발표에서부터 시작됐다. 대통령실 김태효 1차장이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고, 시간을 조율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일본 측은 이를 부인하면서 양국 간 난기류가 흘렀다. 이후부터 대통령실은 한일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갑자기 함구하기 시작했고, 결국 회담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언론에 알리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찾아가 양자 회담을 한 것도 '저자세 외교' 논란을 야기했다. 윤 대통령이 우리 언론에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있던 건물을 방문하는 모습이 일본 언론에 먼저 포착됐다. 일본을 의식해 회담 성사 여부까지 철통보안에 부치다가 일본 언론에 보도되고 나서야 알려 빈축을 샀다.
게다가 회담이 열렸던 장소에는 양자회담을 위한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양국 국기는커녕 현수막 하나 설치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를 찾아간 이유가 일본 측에서 회담을 준비한 것이라고 (대통령실에서) 설명했는데, 정작 회담장에는 전혀 회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며 "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조급증을 보여주는 저자세 외교로, 중견 국가 한국의 위상을 추락시킨 '하수 외교'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회담 직후 우리 측은 '한일 약식회담'이라고 지칭했지만, 일본 측에서는 일한 '간담'이라는 용어를 썼다. 일본 측에서는 형식이 높지 않은 대화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일 정상이 만났다는것은 성과로 계산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은 부실했다.
한일회담과 더불어 이번 순방의 핵심 일정이었던 한미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한일정상회담 역시 합의됐고 일정을 조율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예 회담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우리 측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고환율 문제 등 우리 기업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다룰 수 있는 최고위급 회담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대신 '48초 환담' 등 짧은 만남만 세 차례 있었다.
윤 대통령은 짧은 환담에서 우리 측의 현안을 얘기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한미 간 계속해서 진지한 협의를 이어나가자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은 양국 NSC(한국 국가안전보장회의, 미국 국가안보회의)에서 통화스와프와 IRA, 대북확장억제 등 우리 측이 원하는 현안을 논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윤 대통령의 발언 역시 도마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재정공약회의 행사장을 나오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듯한 내용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이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다" 등의 해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논란만 부추기는 형국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사건은 누구의 전언이 아닌 수많은 기자들이 촬영, 목격하고 국민도 대통령 입에서 나온 욕설을 영상으로 직접 목도하고 판단한 것"이라며 "거짓말은 막말 참사보다 더 나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만약 그 용어가 우리 국회의 야당을 의미한 것이라고 했더라도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도 혼밥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며 "민주당에 간곡히 부탁한다. 정권은 바뀌는 것이고 대한민국은 영원한 것인데 대한민국 대표 격으로 외교 활동을 할 때는 응원과 격려를 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출국해 5박 7일 동안 영국과 미국, 캐나다를 차례로 순방한 뒤 24일 밤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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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kimgu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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