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美 IRA 후폭풍..'각자도생' 나선 글로벌 완성車

권혜정 기자 2022. 9. 2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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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지난달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파장이 거세다.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북미 지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광물을 일정 부분 이상 사용해야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도요타는 IRA 발효에 따라 일본과 미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최대 7300억엔을 투자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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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판매 전기차 70% 보조금 탈락..美에 전기차·배터리 생산기지 잇따라
테슬라, 독일 배터리 생산 계획 접어..도요타, 美 배터리 공장 건설에 3250억엔 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인플레감축법(IRA) 관련 연설하는 모습. 2022. 9. 13.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지난달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파장이 거세다.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북미 지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광물을 일정 부분 이상 사용해야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북미 지역에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 기지를 조성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IRA 시행으로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의 70% 이상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탈락된 만큼 IRA는 비단 현대차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IRA 발효 영향으로 최근 독일 공장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하려던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미국 텍사스에 리튬 정제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RA 발효로 미국 내에서 판매 중인 72개 전기차 모델 가운데 70% 이상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즉각 제외됐다. 보조금을 일부·전액 받을 수 있는 차량은 21개종으로 포드와 링컨, 지프, 크라이슬러 등 미국 완성차 업체 차종이 13개로 가장 많다. 미국 브랜드를 제외하면 독일(5개), 스웨덴(1개), 일본(2개) 업체만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도요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상당수가 타격을 입었다.

테슬라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전세계 자동차 점유율 1위인 도요타도 즉각 대응책을 마련했다. 도요타는 IRA 발효에 따라 일본과 미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최대 7300억엔을 투자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가운데 미국에 건설 예정인 배터리 공장에만 3250억엔을 쏟아 붓는다.

도요타는 또 이미 신설을 발표한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공장에 전기차용을 중심으로 2개의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350명을 새롭게 고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4~2026년 생산 개시를 목표로 일본과 미국을 합해 최대 40기가와트시(GWh)로 생산 능력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각자도생의 길을 찾고 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과 배터리 협력 및 IRA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지난달부터 미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차량용 배터리를 시범 생산 중이다. 포드와 SK이노베이션 합작법인은 미국에 배터리 공장 3곳을 지을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7월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기반 전기차 ID.4를 생산하고 있고 메르세데스-벤츠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전기차 EQS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의 착공과 완공 시점을 각각 올해 10월과 2024년 10월로 6개월 앞당기기로 했다. 또 연산 30만대로 조기 완공한 뒤 2025년 추가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말을 목표로 추진 중인 앨라배마 공장의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생산 시기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IRA 시행으로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의 70% 이상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미국 현지 브랜드 몇 개를 제외하면 대부분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IRA 법안은 비단 현대차그룹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라고 했다. 이어 "WTO로의 제소 등의 방안이 거론되지만 IRA 법안의 수정·유예 등이 당장 어렵기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각자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고 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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