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없었으면 700홈런도 없었다" 방출로 끝날 뻔했던 푸홀스 '감격'

이상학 2022. 9. 25.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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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인트루이스 알버트 푸홀스가 다저스에서 은퇴 투어 행사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맥스 먼시, 알버트 푸홀스, 야디어 몰리나, 저스틴 터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700홈런 대기록이 다저스타디움에서 나와 더 의미 있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4번째 700홈런 타자가 된 ‘살아있는 전설’ 알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LA 다저스에 특별한 마음을 표했다. 

푸홀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 상대 원정경기에서 개인 통산 699~700호 홈런을 폭발했다. 3회 앤드류 히니에게 투런포를 터뜨린 뒤 4회 필 빅포드에게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푸홀스는 마지막 10경기를 남겨놓고 마침내 700홈런 고지를 밟았다. 

대기록이 세워진 날, 세인트루이스의 홈구장 부시스타디움이 아니었지만 아쉬울 게 없었다. 다저스타디움 관중들은 푸홀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뜨거운 기립 박수로 맞이했다. 699~700호 홈런 순간에는 열광의 도가니로 축제 분위기였다. 무키 베츠를 비롯해 다저스 선수들도 박수를 보냈다. 

일찌감치 지구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의 여유 있는 배려. 하지만 기록을 세운 선수가 푸홀스라 더 각별했다. 지난해 5월부터 다저스에서 한 시즌을 보낸 푸홀스는 젊은 선수들의 멘토로 팀에 녹아들어 쏠쏠한 활약을 했다. 경기 전 은퇴 투어 행사 때 다저스 구단은 푸홀스에게 골프 가방을 선물하기도 했다. 

푸홀스도 다저스에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LA타임스’를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홀스는 경기 후 “특별한 밤이다. 야구의 즐거움을 다시 찾은 구장에서 기록을 세워 의미가 있다”며 “만약 다저스가 내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오늘 밤 이런 역사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고 고마워했다. 

[사진] 알버트 푸홀스가 통산 700홈런을 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0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데뷔한 푸홀스는 2011년까지 11년 연속 타율 3할 30홈런 99타점 이상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해 시즌을 마친 뒤 LA 에인절스와 10년 2억5400만 달러의 초대형 FA 계약을 체결하며 팀을 옮겼지만 세인트루이스 시절을 재현하지 못한 채 계륵으로 전락했다. 

2017년 족저근막염 수술을 받은 뒤 급격하게 내리막을 탔고,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던 지난해 5월 시즌 중 방출까지 당했다. 기용 문제를 놓고 구단 수뇌부와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워낙 거물 선수이다 보니 다루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방출 당시 푸홀스의 성적도 24경기 타율 1할9푼8리 5홈런 12타점 OPS .622로 안 좋았다. 강제 은퇴를 당할 뻔한 순간 다저스가 손을 내밀었다. 

최저 연봉으로 큰돈 들이지 않았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다저스가 푸홀스를 영입한 게 의외였다. 하지만 푸홀스는 다저스에서 보란듯 반등에 성공했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좌투수 맞춤형 선발과 대타로 나서며 85경기 타율 2할5푼4리 12홈런 38타점 OPS .759로 다저스에 힘을 보탰다. 

[사진] 알버트 푸홀스가 통산 700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클럽하우스 큰 형님으로서 리더십도 대단했다. 다저스 타자들이 홈런을 치고 오면 꼭 푸홀스와 포옹을 나눴다. 저스틴 터너는 “푸홀스가 팀에 합류한 첫 날부터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모든 이들의 표본이다”고 말했고, 크리스 테일러도 “모두가 그를 믿고 의지한다”며 치켜세웠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활약을 발판삼아 푸홀스는 1년 더 현역 연장에 성공했다. 올해 3월 친정팀 세인트루이스와 1년 2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하며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췄고, 이날까지 시즌 101경기 타율 2할6푼5리(287타수 76안타) 21홈런 58타점 OPS .868로 부활했다. 후반기 48경기 타율 3할1푼9리(138타수 44안타) 15홈런 38타점 OPS 1.076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여세를 몰아 좋은 기억이 가득한 다저스타디움에서 대망의 700홈런 고지를 정복했다. 홈런볼도 다저스 팬들을 위해 굳이 돌려받을 생각이 없다. 푸홀스는 “홈런 기념구는 팬들을 위한 것이다. 팬들이 갖고 싶다면 난 아무 문제없다. 이곳에서 다저스 팬들과 함께하는 것은 매우 특별하다”며 다저스 팬들의 축하에 감격했다. /waw@osen.co.kr

[사진] 알버트 푸홀스가 통산 700홈런을 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알버트 푸홀스가 700홈런 달성 후 다저스타디움 관중들의 환호에 헬멧을 벗어 답례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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