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발트3국, 징집 회피 탈출 러시아인 수용불가 방침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와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징집을 피해 러시아를 탈출하는 남성들의 망명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으로 23일 보도했습니다.

이들 국가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린 군 동원령을 피해 도망친 러시아인의 입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망명 기준'을 확대하지 않기로 공동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방침에는 러시아가 저지른 조지아, 크림반도 침공과 그 밖의 군사개입에 대해 오랫동안 동조해온 러시아인들을 이들 정부가 거의 동정하지 않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WSJ는 폴란드와 발트3국의 이런 강경노선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전략이 무엇인지 부분적으로 설명해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들 국가는 평범한 러시아인의 고통이 커지지 않고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힘을 약화시킬 수 없으며, 감옥에 갈지, 전쟁에 갈지 결정해야 하는 러시아인이 유럽의 안락한 곳으로 도피할 경우 정권에 대한 비난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부텔레 파이 에스토니아 내무장관 보좌관은 이에 대해 "우리는 항상 전쟁을 끝낸다는 목표를 생각해야 한다"며 "러시아 여론이 전쟁에 반대하지 않는 한 전쟁 종식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폴란드와 발트3국은 지난 19일부터 러시아인 대부분의 입국을 막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EU행 육로길은 사실상 핀란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 국경에 11개의 검문소를 열어놓고 있으나 핀란드로 들어오거나 핀란드를 거쳐 다른 유럽국가로 나가려는 러시아 입국자의 수를 크게 줄이기로 23일 결정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송명희 기자 (thimbl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