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점령지 주민투표 이틀째..민간시설에 미사일 공격도

이유진 기자 2022. 9. 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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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러시아 영토 편입 주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투표함은 투명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4개 지역에서 러시아로 영토를 편입하기 위한 주민투표가 이틀째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의 아파트 등지에 미사일 공격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는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전날에 이어 진행되고 있다. 투표는 오는 27일까지 닷새간 이어진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세워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주,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서 주민들에게 영토 편입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가 이틀째 실시됐다.

주민투표는 사실상 러시아가 점령지를 신속하게 자국 영토로 합병하기 위한 절차로 받아들여진다.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의 경우,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무려 97%의 찬성률로 가결된 바 있다.

이번 투표는 비밀투표 등 절차적 기본 원칙을 어긴 채 이뤄지고 있다는 증언이 현장에서 속출하고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에 따르면 루한스크주 빌로보드스크에서는 한 회사 대표가 직원들에게 투표를 강요하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해고하고 보안국에 통보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스타로빌스크에서는 러시아 당국이 투표 기간 주민들이 도시를 떠나는 것을 금지하고 무장한 군인들이 가택을 수색한 뒤 투표에 참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선관위 직원이 투명 플라스틱 재질의 투표함을 목에 건 채 투표지를 수거하는 모습이 관영 매체 보도 사진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주민투표와 관련해 “사이비 투표에 대해 전 세계가 절대적으로 공정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투표는 명백하게 규탄당할 것”이라며 “국제법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법을 위반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민투표가 이뤄지는 와중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의 아파트 등지에 미사일 공격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렉산드르 스타루 자포리자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이 자포리자주를 지나는 드네프르강 주변의 도시 기반시설을 목표로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가운데 하나가 아파트 건물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아파트 공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고 스타루 주지사는 전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댐을 겨냥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세베르스키 도네츠강에 있는 페체니히 댐을 목표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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