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페셜리스트] 태풍 예보, 얼마나 정확할까? 전 세계 모델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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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태풍 힌남노가 영남지역을 강타했습니다.
이번 주 일본을 강타한 난마돌, 태풍 발생 초기 우리나라는 태풍이 북동쪽을 향할 거라 예상했지만 유럽 모델은 중국으로 향할 거라는 다른 전망을 내놨습니다.
태풍의 반경이 통상 200km를 넘기 때문에 사흘 전 예보에서 영향권에 이미 들었다면 실제로 영향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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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태풍 힌남노가 영남지역을 강타했습니다.
포항에는 폭우가 쏟아졌고 부산 앞바다 상점가는 쑥대밭이 됐죠.
이후 발생한 태풍 무이파와 난마돌은 한반도를 비켜갔지만 중국과 일본에는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이런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예보가 중요한데, 과연 지금의 태풍 예보 얼마나 정확할까요.
요즘 사람들이 많이 보는 앱이 있습니다.
날씨를 숫자로 예측하는 수치예보모델인데, 사람의 판단 없이 슈퍼컴퓨터가 계산한 결과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이라고 하는 거대한 공기덩어리를 따라서 북상하죠.
그래서 정확한 태풍 예보를 위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를 맞히는 게 중요한데, 각 나라 수치예보모델의 오차를 따져봤더니, 유럽이 오차가 가장 작고 우리나라는 미국 다음, 일본보다는 조금 더 정확하네요.
많은 앱이 주로 유럽 모델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마 예보가 잘 맞는다고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이 역시 언제나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주 일본을 강타한 난마돌, 태풍 발생 초기 우리나라는 태풍이 북동쪽을 향할 거라 예상했지만 유럽 모델은 중국으로 향할 거라는 다른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인 수준의 수치예보모델도 오차가 큰 이유는 태풍이 워낙 복잡하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태풍을 동그란 회오리 모양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태풍 속 단면의 구조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회오리 밑에는 이런 모양의 비구름 띠가 분포하고 있는데 띠 아래 지역에 엄청난 비를 뿌립니다.
같이 태풍 영향권에 있지만 어떤 곳은 폭우가 내리고, 그 근처에는 비가 오지 않는 이유, 태풍의 바로 이 구조 때문이죠.
변수가 많은 것도 태풍예보가 어려운 이유입니다.
태풍 힌남노, 무이파, 난마돌 다 경로가 달랐죠, 힌남노는 북태평양 고기압이라는 거대한 공기덩어리 가장자리를 따라 우리나라로 왔고요. 무이파는 서풍이 약해서 우리나라 쪽으로 경로를 틀지 않고 중국으로 올라갔습니다.
난마돌은 북쪽의 건조한 찬 공기에 밀려서 일본으로 향했죠.
이런 변수를 모두 맞혀야 태풍의 경로를 알 수가 있는 겁니다.
10년 전에는 어땠을까요?
2010년에는 태풍이 오기 사흘 전 그 진로를 예측해도 오차가 349km나 됐습니다.
우리나라 동서 폭이 300km 정도니까, 쉽게 이야기하면 이때만 해도 사흘 전에는 태풍이 동해로 갈지 서해로 갈지조차 판단이 어려웠다는 겁니다.
그러나 10년 뒤인 2020년 이 오차가 173km,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이제 태풍이 오기 사흘 전이면 그 방향이 틀릴 가능성은 낮고요. 태풍의 반경이 통상 200km를 넘기 때문에 사흘 전 예보에서 영향권에 이미 들었다면 실제로 영향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천리안 2A 위성으로 태풍관측성능이 개선되고 슈퍼컴퓨터 5호기를 도입하면서 계산능력이 빨라져 이렇게 오차가 줄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과학적 한계는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하루 전에 태풍의 중심 위치를 예측해도 그 오차가 평균 93km 납니다.
태풍 상륙 하루 전까지도 부산에 갈지 경남 사천에 갈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겁니다.
태풍이 다가오는 순간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정보를 봐야 하는 이유,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획 : 정유미,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전경배·박현철, 영상편집 : 김준희, CG : 반소희)
정구희 기자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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