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트 깨려고 기습번트까지..KIA 152km 신인왕의 잔인한 희망고문

입력 2022. 9. 24. 20:19 수정 2022. 9. 26. 04: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창원 윤욱재 기자] 역전은 없었다. KIA는 이번에도 5위를 지켰다. 승리투수는 최고 구속 152km를 자랑하는 2년차 파이어볼러였다.

KIA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의 경기를 3-0 승리로 장식하고 5위 자리를 사수했다. 이제 양팀 간의 격차는 다시 1.5경기로 벌어졌다.

KIA가 이날 내세운 선발투수는 이의리. 지난 해 신인왕을 차지하고 올해 2년차를 맞은 이의리는 팀의 5강 싸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날 경기에서 선발 중책을 맡았다.

경기 초반 제구력이 잠시 흔들렸던 이의리는 3회까지 볼넷 6개를 허용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이것이 NC에게는 잔인한 희망고문이었을 줄이야.

이의리는 1회말 2사 후 박건우와 양의지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NC로서는 선취 득점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이의리는 147km 직구로 닉 마티니를 좌익수 뜬공 아웃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말 1사 후에는 노진혁에 볼넷을 허용한 이의리는 윤형준을 3루수 병살타로 잡으면서 NC에게 또 한번 악몽을 선사했다. 병살타로 이끈 공은 149km 직구였다.

압권은 3회말이었다. 이의리의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렸고 김주원과 박민우에게 모두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공짜 출루'를 헌납, NC를 설레게 했다. 여기에 권희동에게도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했으니 NC로서는 이번에야말로 무조건 득점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법하다.

그러나 NC의 악몽은 지금부터였다. 이의리는 150km대 직구로 전력투구를 하는 한편 박건우와 양의지에게 모두 결정구로 커브를 사용하면서 헛스윙을 유도, 연속 삼진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타격왕에 도전하는 박건우와 요즘 리그에서 가장 핫한 방망이를 자랑하는 양의지를 모두 삼진 처리를 해낸 것. 여기에 닉 마티니에게도 150km 직구를 꽂아 삼진을 잡았으니 이의리의 볼넷 6개는 괜히 NC만 헛된 희망을 품게 한 것과 다름 없었다.

3연속 볼넷 후 3연속 탈삼진. 이는 리그에서 32년 만에 재현된 아주 귀한 장면이었다. 태평양에서 뛰었던 최창호가 1990년 9월 3일 인천에서 열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이 기록을 사상 최초로 달성했는데 마침내 그 바통을 이의리가 이어 받았다.

더 재밌는 사실은 이의리가 3회까지 볼넷 6개를 허용하는 와중에도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는 것이다. 이의리가 제구력이 흔들리는 점을 이용해 어떻게든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했던 NC는 4회말 노진혁의 기습 번트로 겨우 노히트 굴욕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노진혁의 주루사로 주자가 사라지면서 KIA의 허탈감은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이의리의 승리였다. 이의리는 6이닝 동안 볼넷 6개를 허용하면서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9승째를 따냈다. NC는 이의리가 허용한 볼넷 6개로 득점 기회는 얻었지만 방망이로는 해답을 찾지 못했다.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24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NC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3회말 무사 만루서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 창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