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리 양식' 성에 안차 문어발 확장..울트라테크 꿈꾸는 빅테크들 [추적자 추기자]

추동훈 2022. 9. 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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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의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돌파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계 넘나들기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의 성장 한계과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통해 퀀텀 점프를 준비하고 나선 것인데요. 특히 IT기술과 혁신으로 무장한 기업들의 외연 넓히기는 신선한 도전으로 평가받는 동시에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가장 쉽고 안전한 사업확장 방식은 비슷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의 인수합병입니다. 대표적으로 세계 이용자수 1위 SNS 페이스북을 보유한 메타는 사진기반 SNS 인스타그램과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을 인수해 SNS 분야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죠. 30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에다가 최근 폭발적인 인기로 주요한 SNS로 자리잡은 인스타그램까지 보유하며 SNS에서는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중입니다. 다만 이러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은 미국의 반독점 규제기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칼끝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한 인수합병 탓에 메타는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반독점 기업이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SNS 산업과 다소 거리가 있는 기업 오큘러스의 인수는 조금 다르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메타는 2014년 가상현실(VR) 제작사인 오큘러스를 20억 달러를 주고 인수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기존 사명이던 페이스북을 메타로 변경하면서 메타버스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죠. 이는 경계를 넘어서는 것을 넘어 사실상 회사의 정체성까지 바꾸려는 시도로 업계에서는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메타는 메타버스와 관련된 VR기기 개발과 관련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매진했고 현재도 이러한 기업의 체질 개선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다만 메타의 도전은 아직까지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우선 메타버스 산업이 기대와 달리 성장속도가 더딘 상황이기 때문이죠. 유튜브로 대표되는 영상중심 플랫폼의 넥스트 제네레이션으로 평가받는 VR 기술이 여전히 개발이 진행중인 상황이고 이를 구현할 하드웨어 기기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성숙 단계까지 발전하지 못한 탓입니다.

실제 메타버스 산업의 부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을 받고 있는 애플의 VR기기 출시가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메타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는데요. 페이스북 등 SNS 광고모델로 수익을 창출하던 메타 역시 비용 지출 하마로 불리는 VR 기술 개발팀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얼리티 랩이라 불리는 관련 팀의 경우 최근 예산이 줄어든 것 뿐만 아니라 관련 인력조차 대거 축소시키며 메타의 안정적 사업 운영을 위한 희생양이 됐습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인력 감축 및 정리해고 붐이 이어지면서 메타 역시 이러한 혁신의 속도를 조절해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쳐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미 사명을 바꿔서까지 사실상 올인하고 있는 메타 입장에서 향후 다가올 미래 산업에 대한 선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래먹거리를 찾기위한 기업들의 합종연횡은 게임업계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특히 윈도우즈라는 대표적 컴퓨터 운영체제 개발사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더이상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집착하지 않고 글로벌 IT 기업으로의 도약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1월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입니다. 마이크로포스트는 687억달러 , 당시 환율 기준 한화 82조원을 투입해 액티비전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게임업계 역대 최고액 인수합병으로 게임업계에 핵폭탄이 떨어진 것과 같은 효과를 낳았습니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콜오브듀티, 캔디크러시사가 등 모바일과 PC, 그리고 콘솔게임 등 전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뛰어난 게임을 개발하고 유통하는 회사인데요. 기존 X박스 등 게임산업을 전개해온 마이크로소프트가 본격적으로 게임 산업에서의 맹주로 자리잡기 위한 큰 포석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특히 단순히 게임산업 영역으로의 확장 뿐 아니라 메타가 집중하고 있는 메타버스 분야로의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도 이번 인수는 평가받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산업이 활성화될 대표적 분야인 게임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향후 메타버스 산업 내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산업의 경계넘나들기에 가장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는 기업, 아마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당연하게도 빠른 온라인 배송과 편리한 환불과 교환이 가능한 회원제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이지만 실제 아마존 수익의 상당수는 이러한 전자상거래가 아닙니다. 다름 아닌 바로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인 AWS가 단연 아마존의 주요 수익원입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보관해야 하는 전자상거래의 특성에서 기인한 이러한 클라우드 산업에 대한 투자는 결국 아마존의 가장 주요한 수익원이 됐고 앞으로도 아마존의 사업 확장에 크나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성공은 대형 IT기업들의 클라우드 산업 참전으로 이어졌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2,3위 클라우드 기업으로 아마존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 8월 터진 아마존의 EA 인수설은 또다시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바 있습니다. 액티비전블리자드 이상으로 큰 가치를 가진 게임개발 및 유통사 EA를 아마존이 인수검토에 나섰다는 뉴스가 게임업계를 뜨겁게 달군 것인데요. USA투데이는 지난 8월 말 아마존이 EA를 인수한다는 발표를 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EA는 주가가 14% 이상 급등하는 등 호재에 급등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으며 대중의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를 소유하고 있는 아마존 입장에서는 다양한 스포츠게임을 보유한 EA의 지적 재산권이 무척이나 탐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 금액과 프리미엄을 놓고 여전히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면서 일단 이 소식은 설로 그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처럼 유수의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경계 파괴에 나서면서 이용자의 편의성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각 개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따로 가입을 하거나 다른 앱을 설치하는 불편함 대신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수많은 생활 편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연관성이 적어보이는 산업들도 한데 묶어두면서 관련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힙니다. 또한 이러한 각 생태계를 연결하는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러한 비용절감이 또다른 새로운 가치 창출에 활용될 수 이 역시 기업 가치를 증대시키고 시장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도 나옵니다.

반대로 이러한 독과점이 새로운 산업의 성장이나 신규 스타트업의 도전기회를 박탈시킨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또한 일부 기업의 독과점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시키고 결국 서비스 제공자의 의도대로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한계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죠. 실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여러기업들의 인수합병에 대해 유럽 등 여러 국가들은 이에 대한 반독점 문제가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규제당국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진행하면서 시장 경쟁 저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죠. 실제 규제당국인 경쟁시장청은 이번 인수건에 대해 신속한 승인을 거부하며 추가조사를 진행중인 상황입니다. 실제 지난 7월 1단계 조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반독점 관련 시정 요구를 마쳤으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독립적인 전문가로 구성된 2단계 조사에 들어간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업계 관계자는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업과 소비자들에게도 큰 변화가 다가오는 시점이다"며 "결국 혁신과 발전이 가져올 편리함과 시장경쟁의 저해 그 가운데 균형점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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