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통공사 사장, 책임도 반성도 빠진 늑장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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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경종을 울렸다.” “명예직원으로 기억하겠다”
신당역 피해자가 장례를 마친 오늘, 서울 교통공사 김상범 사장이 뒤늦게 낭독한 공식 사과문입니다.
피해자 가해자 모두가 자기 회사 직원이었는데 책임을 느낀다, 반성한다, 는 그 말 한마디가 나오질 않았습니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기자]
신당역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는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피해자가 스토커 전주환의 흉기에 목숨을 잃은 지 열흘 만에 공식 사과했습니다.
[김상범 / 서울교통공사 사장]
"일터에서 불의의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께서 오랜 기간 큰 고통 속에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되어 통한의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알맹이 빠진 사과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주환이 공사 내부망으로 피해자 신상 정보를 확인하는 걸 못 막고, 분향소에 피해자 신원을 노출시켜 2차 가해란 비판까지 받았지만 관련 책임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A 씨 / 20대 여성]
"가해자가 어쨌든 같은 (회사) 소속인 거잖아요. 제대로 관리시키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고인의 희생을 두고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주신 것"이라거나, "명예직원으로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내용에도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B 씨 / 20대 여성]
"이 고인을 이용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과연 고인에 대한 추모가 맞는 건가?"
사과 시점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습니다.
[C 씨 / 10대 여성]
"많이 늦었다고 생각하고요. 최소한 일주일 안에는 얘기(공식 사과)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김 사장은 사과문 낭독 뒤 관련 질의가 쏟아지자 공사 측 잘못을 전제로 한 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상범 / 서울교통공사 사장]
"저희는 잘못했다는 전제하에 고인의 희생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시기도 내용도 부적절한 사과로 시민 분노만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희
영상편집: 배시열
김민곤 기자 imgo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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