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6개월 이상"..멸균팩 6겹 소재의 비밀 [생생유통]
과거 멸균팩은 우유나 두유, 주스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돼왔지만 최근에는 이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면서 식품회사들도 생수, 식물성 대체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으로 멸균팩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액체 상태 아이스크림 내용물이 멸균팩 안에 들어 있는 매일유업 상하목장의 '얼려먹는 아이스크림'이 대표적이다. 아이스크림을 전부 냉동실에 보관할 필요 없이 먹을 만큼만 24시간 전에 냉동실에 넣어 얼린 뒤 꺼내 먹으면 된다.
지난 5월 출시된 빙그레의 '요플레 이지드링크' 역시 멸균팩 제품으로 실온 보관이 가능해 호평을 얻었다. 이처럼 멸균팩은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여 주고 있다.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한국재활용사업공제조합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체 종이팩 제품 가운데 멸균팩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25%에서 지난해 약 41%까지 증가했고 2025년 이후에는 멸균팩이 전체 종이팩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멸균팩은 1961년 스웨덴의 식음료 전처리·포장 전문기업 테트라팩이 세계 최초로 무균 포장기술을 개발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테트라팩은 멸균팩을 포함한 전 세계 종이팩시장의 58.6%(지난해 말 기준)를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테트라팩 코리아는 국내 식품업체에 멸균팩 22억7200만개를 공급했다.
멸균팩은 살균 과정을 거친 식품과 포장재를 무균 환경에서 충진, 밀봉하는 무균 포장기술이 적용된 특수 종이팩으로 종이, 알루미늄 포일, 폴리에틸렌 등 총 6겹의 소재로 이뤄져 있어 외부 산소나 미생물, 빛, 습기를 완전히 차단해 주고 포장 전 무균 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실온에 보관해도 최소 6개월 동안은 변질의 위험이 없다.
멸균팩 무균 포장기술의 핵심은 살균 시 식품의 색상과 질감, 맛과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높은 온도에 노출시켜 식품 속 미생물을 없애는 초고온처리(UHT)를 거친 뒤 30% 농도의 과산화수소수에서 약 6초간 추가적으로 가열된 뒤 화학 물질을 제거해 멸균 포장재에 담는 방식이다.
멸균팩 제품은 일반적으로 생산 후 6개월 이상 보관·섭취할 수 있는 만큼 짧은 유통기한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음식물 폐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운반이 쉽고 냉장 보관 시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멸균팩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섭씨 40도 이상의 고온에는 장시간 노출되지 않는 것이 좋다. 단백질 변형 등으로 내용물의 맛과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멸균팩은 여러 겹으로 특수 처리된 종이팩인 만큼 일반 냉장용 종이팩에 비해 재활용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편이다. 멸균팩의 75%는 종이지만 그 외에도 알루미늄 포일, 폴리에틸렌 등 총 6겹의 소재로 이뤄져 있어 별도의 공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회수율 자체도 매우 낮고 그 양도 회수되는 전체 폐지(연간 100만t)의 0.2%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일부 업체들이 분리 수거해 핸드타월이나 크라프트지로 재활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 양이 매우 제한적인 실정이다.
배연정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멸균팩 재활용을 위해서는 분리 회수가 필요한데 이를 뒷받침할 제도도 아직 미비한 상태"라고 말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멸균팩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기업과 함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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