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맞서 '에너지 자립' 나서는 슬로바키아..새 원자로 가동

슬로바키아 모호브체 원자력 발전소/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발 에너지난에 시달리는 동유럽 국가 슬로바키아가 내년 다섯번째 원자로를 새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공급원을 다양화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2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최대 전력 기업 슬로벤스케 엘렉트라네(Slovenske elektrarne·SE)는 “슬로바키아는 전력을 자급자족해 더는 수입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했다.

슬로바키아는 모호브체 원자력 발전소에서 원자로 4기를 가동해 국내 전력의 절반 이상을 생산했다. 여기에 러시아 등에서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전력 266㎿를 수입해 수요를 맞췄다. 내년 계획대로 5호기 원자로가 가동하게 되면 매년 전력 3.7TWh(테라와트시)를 추가로 생산해, 수입 없이도 자국 내 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새 원자로가 가동되면 가계 부담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SE는 내년부터 가정에 메가와트시(MWh) 당 최대 61유로(약 8만4000 원)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하기로 정부와 협의했다. 전력 시장 도매가격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가격이다. 다만 이 같은 가격상한은 가정에만 적용되고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는 만큼, 원자력은 슬로바키아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새 원자로 가동을 통해 전력 수출국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