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얼리' 김정원, 또 위기 뚫고 지명 받을까?

이재범 2022. 9. 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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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명지대 유니폼을 입었던 김정원(188.8cm, F)이 일반인 테스트를 거쳐 2022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어려움을 딛고 선수 생활을 이어왔던 김정원은 농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42명 중 10명이 대학 재학생이다. 대학 재학생 또는 고교 졸업 예정자가 가장 많았던 2020년과 동일한 인원이다.

현재 명지대 3학년인 김정원이 일반인 테스트가 아닌 학교장 추천서를 받아서 드래프트에 참가했다면 역대 최다인 11명이 되었을 것이다.

얼리 기준은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등록된 고교 졸업 예정이거나 대학 재학 중인 3학년 이하 선수다. 김정원은 등록 선수가 아니기에 얼리에서 빠진다.

김정원은 김해 가야고 시절 힘겹게 선수 생활을 이어나갔다. 당시 기야고는 여러 사정으로 팀이 정상 운영되지 못했다. 대회에 나갈 최소 인원의 선수조차 없었다.

김정원은 동아리 등에서 농구를 하는 선수들과 대회에 나가며 대학 입학 준비를 했다.

어렵게 명지대 유니폼을 입은 김정원은 2년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20년 7월 무릎 부상을 당해 수술 후 재활을 하며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2년 동안 공식대회 출전은 2021년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1경기 2분 36초 뛴 게 전부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정원은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11경기 평균 24분 4초 출전해 7.6점 3.5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31.8%(7/22)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0일 조선대와 마지막 대학농구리그 경기에서 34분 41초 출전해 18점을 올렸던 김정원은 일반인 실기 테스트를 통해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보통 일반인 실기 테스트를 거쳐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 출신의 경우 농구를 그만둔 이후 최소 1년 여의 시간이 지났거나 재도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학 재학생이 학교 측의 만류에도 좀 더 빨리 드래프트 참가를 고집할 경우 농구부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조건을 달고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편이다.

특이한 사례의 주인공인 김정원은 “농구를 하기 힘들어서 관둔다고 하고 나왔다. 주변에서 마지막인데 드래프트라도 나가보라고 하고, 아버지께서도 농구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도전을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하셔서 고민 끝에 일반인으로 참가했다”고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김정원은 어떤 게 힘들었는지 묻자 “학교 생활도 좀, 숙소 생활 적응도 안 되고, 부상도 너무 힘들었고, 여러 가지 문제로 그냥 힘들었다”고 답했다.

김정원은 드래프트 참가 과정부터 힘들었던 생활을 되짚을 때 감정이 올라오는 듯 말을 쉽게 잇지 못하곤 했다. 그만큼 개인적인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해도 프로 관계자들이 바라볼 때는 적응 못하고 힘들다고 그만둔 게 김정원의 아주 큰 단점이다.

김정원은 “그것도 맞다. 프로에 간다면 제가 목표했던 거라서 적응을 못 하지 않을 거다. 프로에서 적응을 못 하면 안 된다(웃음). 프로에서는 적응을 못 할 거 같지 않다”며 “대학에서는 뭔가 (잠시 뜸을 들인 뒤)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대학 재학생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했다면 일반인 실기 테스트를 받지 않아도 되었다.

김정원은 “(농구부를) 그만 둔 후에 (김태진) 감독님과 면담하면서 드래프트에 나가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며 “학교 입장에서는 당연히 안 된다고 했다. 그만 뒀기에 추천서를 써 줄 수 없다고 했다. 부탁을 드렸는데 안 된다고 하셔서 알겠다며 일반인으로 참가했다”고 일반인 신분으로 드래프트에 나선 이유를 들려줬다.

실기 테스트를 받은 건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김정원은 “그 때 상황에서 조금만 더 참고 버티다가 나왔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실기 테스트를 안 받지 않았을까 했다. 그래도 이런 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이런 선택의 기로에 있다면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할 거다. 이런 것도 경험이다. 어떻게 보면 실수인데 나중에 이런 실수를 안 할 수 있게 되어 후회는 없다”며 “실기 테스트는 선수 출신이 많이 나오지 않아 쉽게쉽게, 재미있게 했다. 제가 원하는 플레이도 많이 하고, 슛도 많이 던지고, 득점도 많이 했다. 마음 편하게 했었다. 가기 전에는 긴장했었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푸니까 긴장이 풀려서 잘 했던 거 같다”고 했다.

김정원은 볼을 다룰 줄 알면서도 점퍼가 정확한 게 장점인 선수였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개인훈련에 매진하기도 했다.

김정원은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설명해달라고 하자 “포지션을 포워드로 적었지만, 2번(슈팅 가드) 역할로 드리블을 치면서 속공도 나갈 수 있고, 슛도 자신있게 던지고, 돌파도 못하지 않는,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농구부에서 나온 뒤) 웨이트에서 밀려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잘 안 되더라(웃음). 이를 집중하면서 많이 먹었다. 체중을 불리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왜냐하면 체중이 빠졌기에 몸무게를 복구하는데 전념하면서 농구공을 잡으며 훈련했다”고 드래프트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들려준 김정원은 “트라이아웃은 일반인 선수들과 다르다. 공도 많이 만지고, 슛도 던지면서 준비를 많이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정원은 고등학교 때, 또 대학 입학했을 때 시련을 겪었다. 또 한 번 더 농구 인생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오는 2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부름을 받는다면 농구 인생을 더 이어나갈 수 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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