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이던 창동 아파트가 지금은..2030 영끌족 '멘붕'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세 번째 자이언트스텝에 나섰습니다.
한국은행도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Fed가 긴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데 한국은행이 벌어지는 한미 간 금리 차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입니다.
이미 주택 시장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가 빠르게 퍼졌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 이하로까지 떨어질 정도입니다. 최악의 주택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는 사라지고, 팔겠다는 집 주인만 많은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9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0.2)보다 낮은 79.5를 기록했습니다. 지수 80선이 무너진 것입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집 주인이 사려는 수요자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이번주 지수는 2019년 6월 넷째 주(78.7)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권역별로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는 동북권이 지난주 73.8에서 이번주 73.2로 떨어지며 5대 권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마포·은평·서대문구가 포함된 서북권도 74.1에 그쳤습니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도 85.9에서 84.9로 내렸습니다.
서울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한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급매'는 그래도 소화가 됐는데, 최근엔 '급급매'도 소화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잇따른 금리 인상에,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수요자들이 지금은 집을 살 때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노·도·강 지역에선 최고가에 비해 2억~3억원 가량 가격이 떨어진 매매 거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2~3년 간 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곳일수록 하락 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 창동에 있는 동아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는 올 8월 8억8000만원(1동, 13층)에 실거래가 이뤄졌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만 해도 11억원(2동, 10층)에 거래됐는데 말입니다. 1년 새 2억2000만원(20%)이 떨어진 것입니다.
서울 월계동에 있는 한진한화그랑빌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의 경우 올 7월 8억5500만원(103동, 14층)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6월엔 10억5000만원(123동, 16층)에 거래가 이뤄진 적이 있습니다. 약 1년 새 가격 차이가 1억9500만원(18.57%) 벌어진 것입니다.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월별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 7월 642건에 그쳤던 매매 건수는 8월에도 602건에 불과했습니다. 1년 전(4064건)과 비교하면 15%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서울 창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20~30대 젊은 층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해서 집을 구입했는데, 대출금리가 갑자기 뛰자 집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며 "하지만 대출금리가 연 7%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빚을 내 집을 사려고 결정하는 수요자들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금리 인상에 따른 본격적인 영향이 올 하반기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나타날 것"이라며 "그럼에도 도심 재개발·재건축은 눈 여겨볼 만한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심 내 아파트 신규 공급이 여전히 희소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한편 정부는 서울 등 도심 주택 정비 사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주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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