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리, 슝징난 누르고 2체급 석권할까?

김종수 입력 2022. 9. 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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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 숙명의 적수 슝징난 상대로 운명의 3차전

[김종수 기자]

 슝징난과 안젤라 리의 대결은 원챔피언십 여성부 최고를 가리는 중요한 매치업이다.
ⓒ ONE Championship 제공
 
'원챔피언십(ONE Championship)' 아톰급 챔피언 '언스탑퍼블(Unstoppable)' 안젤라 리(한국명 이승주, 26, 미국/캐나다)가 2체급 석권에 도전한다. 상대는 현 스트로급 챔피언 '더 판다(The Panda)' 슝징난(34, 중국)으로 둘은 다음달 1일 열릴 'ONE on Prime Video 2'대회 메인이벤트에서 스트로급 타이틀매치로 격돌하게 된다.

리가 글로벌 OTT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미국·캐나다로 생중계되는 원챔피언십 대회 마지막 경기를 통해 스트로급 챔피언 슝징난에게 도전하는 형태다. 둘의 경기 결과는 아톰급 랭킹 2위 함서희(35, 부산 팀매드)의 향후 행보와도 관련이 있어 국내격투팬들에게도 남다른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두 체급에 걸쳐 챔피언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원챔피언십 여성파이터 무대에서 리와 슝징난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들이다. 리는 2016년 아톰급, 슝징난은 2018년 스트로급 왕좌에 등극했는데 이후 독주체제를 굳히며 본인의 체급을 독점하고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적수가 없는 상태인지라 체급은 다르지만 사실상 서로가 라이벌인 관계다. 전적 또한 1승 1패다.

리는 통산 13번의 경기에서 2패를 기록했는데 그중 1패를 슝진난에게 당했다. 통산 17승 2패의 슝징난같은 경우도 2015년 이후 치러진 13경기 중 1패만을 허용했는데 패배를 안겨준 이가 바로 리다. 서로간 전적을 가늠하기도 힘들다. 각자 자신의 체급이 아닌 상대의 체급에서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2019년 3월 첫 경기는 리가 스트로급, 그해 10월 2번째 싸움은 슝징난이 아톰급 정복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둘의 파이팅 스타일은 전적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강력한 타격 파워를 자랑하는 슝징난은 통산 17승중 넉아웃 승리가 11번(65%)이다. 판정승은 5회(29%)에 그치며 서브미션 승은 1회에 불과하다. 킥과 펀치에 두루능한 것은 물론 탑포지션에서 휘두르는 팔꿈치 파운딩도 위력적이다.

반면 리는 그래플러에 가깝다. 통산 11승중 서브미션 승리가 8회(73%)에 이를 정도로 관절기에 능한 반면 넉아웃 승리는 한차례 밖에 없다. 암바, 리어네이키드 초크, 넥크랭크는 물론 트위스터로 승리를 거둔 적도 있다. 서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과정에서도 그러한 색깔이 묻어났다. 리는 2019년 3월 슝징난의 스트로급 타이틀 3차 방어전 상대로 나섰으나 미들킥에 이은 펀치 공격을 허용하며 TKO로 무너졌다.

5라운드까지 끈질기게 경기를 끌고갔지만 체급의 한계에서 오는 체력부담을 견디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4라운드에서 슝징난에게 다운을 뺏은 다음 암바 공격이 들어갔지만 탭을 받지 못한 부분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슝징난은 필사적으로 암바를 견디어냈고 이후 체력을 많이 소진한 리에게 주특기인 타격 공격으로 5라운드 1분37초 만에 TKO승을 거뒀다. 4차례 아톰급 타이틀전 포함 종합 격투기 데뷔 9연승을 달리던 리의 무패행진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더 판다(The Panda)’ 슝징난과 ‘언스탑퍼블(Unstoppable)’ 안젤라 리
ⓒ ONE Championship 제공
 
기세가 오른 슝징난은 200여일 후 역으로 리의 체급을 노렸다. 하지만 자신의 체급에서마저 패할 수 없었던 리의 투지는 대단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5라운드까지가는 명승부가 이어졌지만 본인의 특기를 살려 경기 종료 12초를 남기고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먼저 다운을 뺏은 것은 슝징난 쪽이었다. 레프트 훅이 정확하게 들어가며 리가 바닥에 쓰러졌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역전패 당하고 말았다.

첫 경기와 비슷하면서 선수만 바뀐 양상이었다. 1, 2차전 모두 5라운드까지 공방전이 이어질 정도로 전체적 경기 내용은 팽팽했다. 리는 3월 아톰급 5차 방어전, 슝징난은 1월 스트로급 6차 방어전에서 승리하여 서로의 영역에서 정상임을 재확인한 상태다.

일단 체급을 넘나드는 승부에 있어서는 슝징난 쪽이 더 강하고 익숙해 보인다. 리는 아마추어 시절 포함 스트로급 4승뿐 아니라 더 높은 플라이급에서도 2승을 거둔 적이 있었지만 원챔피언십 아톰급 챔피언이 된 2016년 이후에는 스트로급 2패 등 상위 체급 승리가 없다. 반면 슝징난은 중국에서 뛰던 시절 스트로급은 물론 그 이상의 체급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플라이급 7승(입식 1승 포함)은 물론이고 밴텀급에서도 2승 1패로 활약한 바 있으며 원챔피언십 입성 후에는 종합격투기 스트로급 8경기를 모두 이겼다. 일단 타고난 파워와 내구력에서 슝징난 쪽이 앞선다는 평가다. 윙스팬은 리가 170㎝로 슝징난(163㎝)보다 길지만, 이른바 타격 스킬에서의 차이가 크다. 슝징난은 2017 아마추어복싱 중국선수권 동메달리스트이자 킥복싱 프로 전적도 있는 타격 마스터다.

자신의 커리어가 달려있는 만큼 경기에 임하는 두선수의 자세도 남다르다. 슝징난은 "공식 경기를 하고 나면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스스로 세운 기준에 구체적으로 어떤 부족함이 있는지 명확히 알려고 노력한다"며 "이미 두 번을 싸운 사이다 보니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난 예전보다 더 발전하고 있는 만큼 그때만 생각하면 곤란할 것"이라는 경고를 남겼다. 

리는 최근 3경기에서 슝징난이 계속해서 판정승만 거둔 것에 빗대 "3년 동안 변화한 결과가 겨우 소심한 판정승 뿐이냐?"라며 받아치는 한편 "그가 내 비판을 들으면 화를 낼 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난 상대를 끝내려 하는 위험한 챔피언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도발했다. 리가 상위체급 챔피언마저 누르고 원챔피언십 여성부 격투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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