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전자' 탈출 열쇠..이재용 56조원 ARM 인수 시나리오는 [위클리반도체]
일부 지분 투자 가능성이 커
지난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자회사인 ARM과 삼성전자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이번 여행을 기대하고 있다"며 "삼성과 ARM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손 회장이 이번 방한을 통해 ARM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슈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직접 협의할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 귀국길에서 ARM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영국에서)ARM 경영진을 만나지 않았다"면서도 "다음달에 (ARM 대주주인 소프트뱅크) 손 회장이 서울로 온다.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할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ARM은 1990년 설립된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입니다. 반도체의 '두뇌'인 핵심 부품의 설계도를 그리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스마트폰의 두뇌가 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조사 대부분이 기본 설계도로 ARM 것을 이용합니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314억달러에 인수한 뒤, 2020년 9월 미국의 엔비디아에 400억달러에 매각하는 계약을 했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의 규제당국이 독점을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렸고, 올해 2월 최종 무산됐습니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뉴욕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최근 잇단 투자 실패로 올 상반기에만 약 500억달러(약 70조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존 투자자산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ARM도 이 가운데 하나입니다. 긴급하게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ARM 지분 '쪼개기 매각'도 감수해야 할 상황에 내몰린 겁니다.
업계에서는 가장 높은 가능성에 대해 삼성전자의 ARM 소수 지분 취득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ARM은 소프트뱅크가 75%, 소프트뱅크가 주인인 비전펀드가 25%를 각각 갖고 있습니다. 경영권과 무관하고, 빅테크 업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삼성에는 의미 있는 지분율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삼성전자가 ARM의 소수 지분을 사더라도 가격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ARM 매입 가격은 314억달러, 엔비디아와 협의했던 매각 가격은 400억달러입니다.
최근 얼어붙은 글로벌 투자 환경을 감안하면 ARM 지분을 이처럼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사려는 곳이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 일각에서도 ARM 지분 투자 없이도 이들의 설계도를 계약을 통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데, 굳이 지분을 매입해 경쟁사를 자극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현재 ARM 인수와 관련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곳으로 SK하이닉스와 미국 퀄컴이 있습니다. 이들은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이 다음달 방한할 때 SK하이닉스 경영진과도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국내 연기금 등과도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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