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출신 하윤기, KT 첫 우승 견인할까?

김종수 2022. 9. 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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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KT 소닉붐은 창원 LG, 대구 가스공사 등과 함께 우승에 목마른 대표적 팀이다. 프로 원년부터 리그에 참여했음에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우승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주 KCC, 울산 현대모비스 등이 경쟁하듯 챔피언 커리어를 쌓아가는 동안에도 KT에게 우승은 남의집 잔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최근 수년간 꾸준히 드래프트에서 상위픽을 받은 것을 비롯 많은 투자가 어우러지면서 질과 양적으로 탄탄한 선수층이 구축되었다. 팀은 물론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최고의 득점형 가드 허훈을 비롯 쏠쏠한 식스맨 박준영이 상무로 갔음에도 박지원, 양홍석, 하윤기라는 빼어난 기량의 젊은 선수들이 버티고있으며 정성우, 최창진, 김영환, 김동량, 최성모 등 그 어느팀보다도 신구조화가 잘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올시즌을 가장 기대하게 하는 선수는 단연 국가대표 센터출신 하윤기(23‧204cm)다. 2021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그는 서장훈, 김주성, 하승진, 오세근, 김종규 등으로 이어지는 빅맨 계보를 이을 적임자로 꼽힌다. 윙스팬 208cm, 스탠딩 리치 262.11cm 등 좋은 사이즈에 더해 서전트 76.2cm, 맥스 버티컬점프 91.44cm, 10야드스프린트1.30초, 3/4코트스프린트 3.21초 등 운동 능력과 스피드까지 겸비했다.


크고 잘 달리고 신체능력까지 좋은지라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못할 수가 없는 조건이다. 허훈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돌아올 시즌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이유다. 하윤기의 존재로 인해 외국인선수와 ‘트윈타워’가 가능해지며 여기에 양홍석이 더해지게 되면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높이가 완성된다. 가드진 또한 다양한 스타일의 자원으로 물량공세가 가능할 만큼 숫적으로 두텁다.


만약 하윤기의 맹활약으로 KT가 첫우승에 성공한다면 이는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간 KT를 이끌었던 상당수 간판스타 중에는 유독 고려대 출신이 많은데 역시 고려대 출신 하윤기가 중심에 설 경우 남다른 스토리라인이 만들어진다. 그간 리그 역사를 돌아봤을 때 리그 정상급 토종 빅맨을 보유한 팀의 우승확률은 매우 높은지라 충분히 기대해볼만하다.


광주 나산 플라망스, 광주-여수 골드뱅크 클리커스, 여수 코리아텐더 푸르미 시절은 팬들조차 이해를 하던 시기다. 워낙 모기업의 사정이 좋지 못했던지라 타 팀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열악했다. 언론에서는 '헝그리 군단'이라는 표현을 썼고 어려운 가운데 4강에 진출했을 때는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프로 초기 나산을 이끌었던 간판스타는 ‘이동 미사일’ 김상식(현 KGC인삼공사 감독)과 ‘퓨마’ 이민형(전 대학농구연맹 부회장)이었다. 둘다 고려대 출신으로 김상식은 리그 정상급 전천후 슈터, 이민형은 슈팅력을 겸비한 스트레치 빅맨으로 활약했다. 농구대잔치 시절 기업은행에서 뛰는 등 소속팀의 전력이 약해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지만 둘다 동포지션에서 손꼽히는 실력자들이었다. 1997~98시즌 아도니스 조던, 김상식, 김현국, 이민형, 브라이언 브루소 등으로 이뤄졌던 '헝그리 베스트5'는 지금까지도 매우 매력적이었던 멤버로 회자되고 있다.


김상식, 이민형의 뒤를 이어 팀을 이끈 고려대 출신 간판선수는 현주엽, 신기성 등으로 이어진다.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에는 환경이 확 달라졌다. 적어도 헝그리라는 단어는 듣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부산 KTF 매직윙스 시절의 현주엽-애런 맥기-게이브 미나케 라인은 독특한 조합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셋 다 체격, 파워, 센스, 내외곽 득점력을 겸비한지라 어느 팀을 만나도 제 역할을 해냈다. 사실상 파워포워드 3명이 동시에 뛴다고 해도 무방한 라인업이었다. 잘나가던 전력의 팀도 당시 KTF와 만나면 덜미를 잡히기 일쑤였다. 하지만 셋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고 그로인해 원활한 로테이션에서 약점을 보였다. 결국 우승권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현주엽은 그외 최고의 백인 득점기계로 이름높았던 에릭 이버츠와 환상의 콤비를 보이기도 했으나 역시 한계를 노출했다.


'총알탄 사나이' 신기성(현 SPOTV 해설위원)이 합류해서 팀을 이끌었던 2006~07 시즌은 가장 우승에 근접했던 시즌이었다. 신기성의 지휘 아래 '다이나믹 듀오'로 불리던 필립 리치와 애런 맥기를 앞세워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으나 7차전 접전 끝에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불리던 고 크리스 윌리엄스가 대활약을 펼친 모비스에 분패하고 만다.


‘베이비 헐크’ 하윤기는 고려대 출신 선배들이 못다이룬 KT 우승의 꿈을 이룰 적임자로 꼽힌다. 지난시즌 정규리그 50경기에서 평균 21분 41초를 뛰며 7.5득점, 4.7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55.9%를 기록했는데 올시즌에는 더욱 향상된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허훈, 양홍석 등을 돕는 도우미 역할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좀더 많은 역할을 부여받고 전천후로 활약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를입증하듯 송영진 코치의 지도아래 미드레인지 점퍼 장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공격반경이 넓어지면 포스트 인근에서 펼쳐지는 특유의 파워플레이도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각포지션에 걸쳐 좋은 선수들이 차고넘치는지라 성장한 하윤기의 위력은 상대팀들을 더욱 두렵게하기에 충분하다. 김상식, 이민형, 현주엽, 신기성도 이루지못한 우승의 대업을 고려대 후배 하윤기가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KBL 제공,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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