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부담 실은 '정직한 후보2'..라미란 "시즌1 두배만 됐으면"[인터뷰 종합]

김나연 2022. 9. 2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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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지난 2020년, 153만명의 관객을 이끈 영화 ‘정직한 후보’가 시즌2로 돌아왔다. ‘정직한 후보2’를 통해 또 한번 원톱 주연으로 활약하게 된 라미란이 속편에 대한 부담과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정직한 후보2’ 주연 배우 라미란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직한 후보2’는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은 전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과 그의 비서 박희철(김무열 분)이 ‘진실의 주둥이’를 쌍으로 얻게 되며 더 큰 혼돈의 카오스로 빠져드는 웃음 대폭발 코미디 영화다.

시즌1 개봉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의 시작과 맞물려 직격타를 맞았던 라미란은 “코로나19 최정점에 신천지 사태가 터졌을 때 개봉했다. 대구에서 무대인사를 하고 올라왔는데 그 다음날 신천지가 터진 거다. 사실 그때만해도 100만 관객을 넘어서 격양돼 있었다. ‘잘 되겠다’면서 신나있었는데, 그 다음주에 갑자기 그렇게 딱 터지면서 (극장이) 아예 문을 닫는 분위기라서 ‘이게 뭐지’ 싶더라. 그 이후에 153만을 만들기까지 한 달 넘게 걸렸다. 끝날 때까지 150만을 만들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름 선방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라미란은 ‘정직한 후보’를 통해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기도 했다. 그는 시즌2 계획을 밝혔던 수상소감 내용을 언급하자 “왜 그랬을까요?”라고 후회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상을 안 주셨으면 그 얘기를 안 했을 텐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냥 말이 똥처럼 나왔던 것 같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든 시점에 시즌2를 개봉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종식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극장에 다시 올 수 있는 시기에 시즌2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 어찌됐든 한다는 생각으로 2탄을 선보이려고 한 거였는데, 그 시기가 이렇게 될 거라곤 생각 안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즌2인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었을 터. 라미란은 “크게 흥행하지 않았는데 우리 욕심만으로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욕심만큼 부담도 커졌다. 코미디다 보니까 더 웃겨야 하는데 ‘역시 2탄은 안되는 구나’라는 얘기 들으면 안 된다는 조급함도 있었다”며 “그런 걸 안고서라도 일단 해봐야 후회든 영광이든 뭐든 얻게 되는 거니까 일단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안 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라미란이 맡은 주상숙은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이 새어나오는 인물. ‘정직한 후보2’에서 강원지사로서 서울시장에 출마하지만, 또 다시 거짓말을 못하는 저주에 걸린다. 라미란은 주상숙을 연기하면서 “대리만족하는 느낌도 든다. 예의 없이 막 대하고 독불장군처럼 하지 않나. 평소에 나는 그렇게 못사니까.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지만, 막상 해보니 나름 쾌감이 있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정직할 때보다 거짓말 할 때의 주상숙이 더 통쾌하긴 하다. ‘응답하라 1988’ 출연 당시 ‘치타여사’라는 별명을 얻었을 때 어디 가면 사람들 알아봐 주지 않나. 그럴 때면 치타 여사처럼 응대했다”며 “제가 실수를 하거나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놔도 ‘주상숙 같다’고 넘어갈 정도로 속 편한 캐릭터다. 애착이 간다. 그럼에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니까”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코믹 연기를 선보여 왔던 그는 코미디 연기의 매력에 대해 “매력 별로 없는 것 같다. 힘들다”고 털어놨다. 라미란은 “사람을 즐겁게 한다는 게, 개그를 많이 하시는 분들도 대부분이 우스워 보일 뿐이지 웃기게 하려고 뭔가를 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힘이 들어가서 어떨 땐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냥 할 때까지 해보자’, ‘골라 쓰는 건 감독님이 하시겠지’ 싶었다. 어느 정도 수위일지는 편집하면서 큰 하나의 덩어리를 만드는 거니까 저는 그냥 막 하는 거다. 말이 똥처럼 나오듯이 연기를 똥처럼 막 했다”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코미디 작품을 연달아 택 한것에 대한 걱정도 뒤따랐다. 라미란은 “그런 거에 너무 굳어지지 않으려고 드라마든 영화든 다른 색의 작품이 있으면 많이 하려고 한다. 11월에 ‘고속도로 가족’이라는 영화도 부산영화제에 초청됐는데, 웃음기가 하나도 없는 그런 영화다. 또 지금 찍는 드라마도 저는 웃음기가 없는 고된 감정의 캐릭터다. 그런 것들을 저 나름대로 환기시키고 계속 변화하려고 하고 다음번에는 연달아 그런 느낌 나오지 않게 하려고 나름은 애를 쓰고 있다. 그리고 그런 작품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코미디는 너무 힘들다. 텐션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연극무대에서 계속 내공을 쌓아왔던 라미란은 지난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처음 대중매체에 얼굴을 비췄다. 그 후로 대중매체 연기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오디션 봐서 되는 건 닥치는 대로 다 했다”고 밝힌 그는 “그렇게 몇 년 하면서 ‘이렇게 찍는구나’,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하는걸 배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올해로 데뷔 13년차에 접어든 라미란은 첫 원톱 주연작 ‘정직한 후보’의 흥행 성공에 이어 시즌2 제작까지 이끌어내며 자신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졌다. 라미란은 “정말 뜻밖의 행운이라 해야하나 선물이야 해야하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지 몇 년 됐다. ‘걸캅스’때부터였던 것 같다. 주연을 한다는 제안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내가 무슨 한 극을 이끌어갈 수 있나 싶었다. 근데 감독님이 ‘널 위해 만들고 있다’면서 그 작품을 가져온거다.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마음의 짐을 놓았다. ‘그냥 나에게 오는 파도를 맞아야겠다’ 싶더라”라고 털어놨다.

“한 네 작품 말아먹으면 이제 안 들어올 거다. 그러면 편하게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되뇐다고 밝힌 라미란은 “근데 다 어떻게 손익분기점이 넘어서 겨우겨우 연명하고 있다.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런 거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똑같이 하자. 언제나 했던 것처럼 한 신 나오든 백 신 나오든 처음처럼 열심히 하는 거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부담이 생길 것 같으면 계속 덜어놓는다. ‘잘 돼야하는데’라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언젠가는 되겠지’라고 생각하려 한다”고 전했다.

라미란은 앞으로의 자신의 모습을 묻자 “크게 사건 사고에 휘말리지 않는다면 일은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역할 크기나 작품의 수나 분위기는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다. 하지만 제가 바라는 건 뭔가를 할 수 없을때까지 이 일을 했으면 하는 것이고 그 일을 하는 제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일이 너무 지치고 힘들고 떠나고 싶은 일이 되면 너무 못 견딜 것 같다. 언제라도 이 일 자체가 즐거웠으면 좋겠다. 열악한 현장이든 부담스러운 현장이든 촬영가는 길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금 55세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 그 이후에도 건강이나 이런 거에 이상이 없다면 저도 선생님들처럼 꾸준히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올해의 마지막을 ‘고속도로 가족’으로 마무리 지을 것 같다고 밝힌 라미란은 “내년에도 아직 개봉 못했던 게 있다. 드라마도 지금 찍고 있는 게 끝나면 아직 확정된 건 없다. 아직까지는 오히려 쉬면 더 힘든 것 같다”며 변함없는 ‘열일’을 예고했다.

또 ‘정직한 후보2’의 흥행 성적에 대해서는 “바람과 그렇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은 다르다. 바람은 ‘더블’만 됐으면 좋겠다. 이게 시즌2니까. 혹여나 안되는 상황을 맞는다면 시즌3는 없는 거다. 그렇게 망하는 작품이 하나씩 나오고 그게 4개쯤 되면 저를 안 부르실 테니까”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잘 될 것 같다. 잘 돼야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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