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어디로①]은행 예금으로 몰린다

이정필 2022. 9.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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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과 코인, 부동산 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이 은행 예·적금으로 옮겨가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치솟는 글로벌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가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 투자 시장의 상승 동력이 빠진 상황에서 예금금리가 올라갈수록 은행으로 더 많은 돈이 몰리는 시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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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대 시중은행 예·적금 증가세 가속…이달만 17조 넘게 불어
기준금리 인상에 수신금리 오르며 최근 2달 새 35조 넘게 급증
미 연준 보폭 맞춰 한은 '빅스텝' 가능성…역머니무브 현상 장기화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여 만에 1400원을 돌파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러시아의 군 동원령 발동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 소식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1을 돌파하면서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2022.09.2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최근 주식과 코인, 부동산 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이 은행 예·적금으로 옮겨가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달아 높이면서 수신잔액 증가세도 점차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과 각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22일 기준 총 785조9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68조5434억원에서 이달 들어서만 17조3834억원 불어난 규모다.

이 기간 정기예금은 729조8206억원에서 746조6592억원으로 16조8386억원 급증했다. 정기적금은 38조7228억원에서 39조2676억원으로 5448억원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 예·적금은 지난 8월 한 달간 18조원 가까이 늘어난 바 있다. 정기예금이 17조3714억원, 정기적금이 6060억원 각각 증가했다. 이번 달에도 주요 기업들의 월급날이 몰린 25일 이후 월말까지 한층 더 가파른 증가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들끓었던 주식과 암호화폐, 부동산 시장이 올해 들어 전쟁 장기화와 새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시들해진 점은 은행으로 뭉칫돈이 몰리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은행들은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수신 상품의 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자금 유입을 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5대 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5%포인트 올렸다. 이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4%대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별 주요 상품을 보면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하 12개월 기준)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3.99%의 이자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은 3.80% 금리로 뒤를 이었다.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3.56%,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II'는 3.50%로 나타났다.

적금 상품의 경우 신한은행 '신한 쏠만해 적금'은 5.50%의 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 'KB마이핏적금'은 4.40% 이자가 붙는다. NH농협은행 'e-금리우대적금'은 3.92%, 우리은행 '우리SUPER주거래적금'은 3.85% 수준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시장금리 역시 우상향 곡선을 지속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3회 연속으로 밟은 바 있다. 미 연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25~2.5%에서 3.0~3.25%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에 상단 기준이 같았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미국이 우리나라(2.5%)보다 0.75%포인트 웃돌게 됐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환율이 올라가면서,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에 한은 역시 미 연준과 보폭을 맞춰 다가오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존 시장 예상치인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넘어 0.5%포인트 인상하는 두 번째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 경우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 역시 한층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치솟는 글로벌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가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 투자 시장의 상승 동력이 빠진 상황에서 예금금리가 올라갈수록 은행으로 더 많은 돈이 몰리는 시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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