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T 청년 이사회 '블루보드' 이끄는 김관성 Y컬처팀장.. "역동적인 조직문화 확산이 목표"
팀장, 팀원도 2030.. 블루보드 운영·소통 기획
MZ세대 구분은 '지양'.. 소통 가능한 조직문화가 중요"
“제주도의 낡은 국사 등을 리모델링 하는 리얼 연애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지난 7일 KT 구현모 대표와 경영진이 참가한 화상회의실. 청년 이사회 블루보드 소속 ‘뉴트로전화국’ 팀이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이들은 제주에 있는 낡은 국사를 카페, 미술관, 기념관 등으로 리모델링해서 주변을 핫플레이스 조성해보자는 계획이었다. 단, 리모델링 과정을 최근 인기가 많은 리얼 연애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하자는 의견이 더해졌다. 아이디어 차원의 제안이었지만, 경영진들은 “발상의 전환을 배우는 시간이 됐다”며 발표자들을 격려했다.
블루보드는 KT가 2001년 시작해 21년간 이어온 청년 이사회 프로그램이다. 2030세대의 직원들이 경영진에 신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회사의 중요 안건이 있을 때, 청년 직원들을 대표해 의견을 내기도 한다. 올해는 약 40여명의 직원이 블루보드에 합류했다.
조선비즈는 지난 23일 블루보드 선발·운영을 총괄하는 김관성(39) KT Y컬처팀 팀장을 인터뷰 했다. KT의 2030세대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Y컬처팀은 팀장과 팀원도 모두 2030세대다. 이 팀은 지난 2020년 “젊은 세대의 역동적인 문화를 전사로 확장시켜달라”는 구 대표의 지시로 만들어졌다. 특히, CEO를 포함한 최고경영진과 핫라인을 구축해, 중간 허들 없이 직접 소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김 팀장은 “블루보드는 단순히 2030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만 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아닌, 회사의 중요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국내 기업도 비슷한 소통 프로그램이 많지만, 블루보드만큼 중요 사안에 대해 경영진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 있는 채널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KT가 2030 소통에 관심을 두는 것은 조직 환경과 관련이 깊다. KT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을 선도하는 혁신 기업이지만, ‘조직 문화가 딱딱하다’, ‘공무원스럽다’는 평가를 종종 받는다.
KT는 역사적으로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 창립, 2001년 민영화, 2009년 KTF 합병, KT 공채 등 직원들의 입사 경로가 다양해, 조직원 간의 소통이 쉽지 않은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KT는 전체 직원 중 53%가 50세 이상으로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직원 2명 중 1명은 50세 이상이라는 것이다.
김 팀장은 “기업이 오래됐다는 것은 역사와 전통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조직이 크고 다양한 세대가 많다 보니 소통에는 측면에선 어려운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그런 면에서 KT는 매우 나이 많은 기업이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오래된 기업이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소통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개선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중요하다. KT는 그 어느 기업보다 소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블루보드다”라고 덧붙였다.
Y컬처팀은 블루보드 운영 뿐만 아니라, MZ세대 직원과 간부 및 경영진 간의 소통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KT의 MZ세대는 전체 2만3000여명 직원 가운데 4400여명으로 약 20%에 불과하다.
지난 7월에는 ‘그룹사 e스포츠 대회’를 기획했다. KT의 50개 그룹사에서 2000여명의 직원들이 참여했다. 선수뿐만 아니라 팀장 및 임원들까지 응원전에 참여하면서 내부 임직원 간의 소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국에 지사를 둔 KT의 특성상 전국을 돌며, 현장에서 공개방송을 하는 ‘Y-ON 라디오’의 반응도 뜨거웠다.
김 팀장은 “처음 팀을 맡은 뒤 MZ세대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어보자는 생각에 전국을 돌며 직원들이 만났다”며 “약 4000명을 만나 1300건의 의견을 접수했고, 이를 경영진에 전달해 여러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반영했다”고 했다. 이어 “MZ세대를 구분하는 것보다는 구성원 간의 충분한 소통이 가능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Y컬처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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