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침수, 전통 방식으로 못 막아..대규모 방재시설 필요"

이승연 2022. 9.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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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를 계기로 기후변화에 대비해 침수 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한국수자원학회 토론회에서도 이상 기후에 맞춰 방재성능 목표를 재설정하고, 도시계획을 반영한 종합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수자원학회 수자원현안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도시 홍수·침수와 대심도 배수터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기후변화에 대비한 방재 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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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학회 토론회.."이상기후 대비 방재성능목표 재설정해야"
한국수자원학회 '도시 홍수·침수와 대심도 배수터널' 토론회 [촬영 이승연]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지난달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를 계기로 기후변화에 대비해 침수 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한국수자원학회 토론회에서도 이상 기후에 맞춰 방재성능 목표를 재설정하고, 도시계획을 반영한 종합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수자원학회 수자원현안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도시 홍수·침수와 대심도 배수터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기후변화에 대비한 방재 대책을 논의했다.

그간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80년대 이전에는 주로 하천이 범람해 발생하는 홍수 피해가 많았지만 1990년대 이후부터는 저지대 배수 취약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김정식 도화엔지니어링 상무는 "서울 시가지화 면적의 42.3%가 저지대에 위치한다"며 "지하철, 지하상가 등 배수 기반시설 없이 지하공간이 집중적으로 개발되기 시작되면서 저지대를 중심으로 침수 피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중부지방 폭우 당시에도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이 침수로 고립돼 사망했고, 동작구 상도동의 한 기초수급자도 반지하 주택 침수로 숨졌다.

순식간에 허리까지 들어찬 빗물 지난달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들이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상무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도시 침수를 이제 해결할 수 없다"며 "대규모 방재시설과 우수유출저감시설이 필요하고 빗물받이 등의 유지관리도 적극적으로 해야 제대로 방재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또한 서울시가 정해놓은 '방재성능목표'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방재성능목표는 시간당 처리 가능한 강우량 목표로 하수관, 빗물펌프장 등 방재설비 설계의 기준이 된다.

서용원 영남대 교수는 "방재설비 설계에 기후변화의 비정상성이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서울시 방재성능목표는 시간당 95㎜인데 지난달 8일 집중호우 당시 동작구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141.5㎜, 서초구는 110㎜로 방재성능 목표치를 크게 상회했다.

조심조심 지난달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보행자들이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병식 강원대 교수는 "서울시가 모든 지자체에 하나의 기준값을 쓰고 있는데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강우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도시침수 대책은 빗물의 인풋·아웃풋 관계 속에서 '비가 많이 오면 이걸 빼야 한다'는 관점에 머물렀다"며 "새로운 대책은 도심의 하천, 도로 배수, 우수관의 연결 등을 아울러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지하 도로와 빗물 터널 역할을 동시에 하는 말레이시아의 '스마트터널' 사례를 들며 "(방재 시설은) 단순 시설물의 관점이 아니라 도시계획과 연결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도 "강남에 설치될 대심도 터널은 다목적화해 홍수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며 "지하 도로, 안보 목적의 대피소, 휴식공간 등 다양한 대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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