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상적 판단 하는 사람이 원안위 있어야 원전 정상화 가능

조선일보 2022. 9. 24. 03: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북 울진 신한울 1호기는 2020년 3월 공정률이 99%를 넘기며 사실상 완공됐다. 그러나 운영 허가 논의는 2020년 11월에야 시작됐고, 조건부 운영 허가 승인을 받은 것이 작년 7월이었다. 거기서 다시 1년 2개월을 넘겨 지난 15일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또 한번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 1호기 가동이 늦어지면 2호기도 덩달아 지연된다. 신한울 1·2호기의 상업 운전이 하루 늦어질 때마다 건설 사업비는 11억원씩 늘어난다. 애초 가동 개시 시점인 2020년 11월부터 따지면 지금까지 690일 동안 사업비가 7500억원 증가했다.

경북 울진에 들어설 신한울 1호기와 2호기. / 뉴스1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4호기는 지난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정비에 들어간 후 5년 4개월을 넘긴 지금까지 멈춰 있다. 격납 건물에서 공극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외 기관의 세 차례 구조 건전성 평가에서 문제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원안위는 여전히 재가동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

신한울 1호와 한빛 4호를 가동할 경우 전력을 하루 5만7600MWh 생산할 수 있다. 이걸 비싼 가스 발전으로 메꿀 경우 비용이 요즘 시세로 하루 80억원씩 더 든다. 그러지 않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한전 적자를 더 늘려놓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작년 신한울 1호기 관련 보고 때 위원들은 비행기의 격납 건물 충돌 가능성에 대비했냐고 다그치다가, 그 확률이 ‘1000만년에 한 번’이라는 대답에 “그러면 북한 장사포 공격엔 대처 가능한가”라고 억지를 부렸다. 지난 15일 열린 관련 회의에서도 한 위원은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 원전 사고가 안 났는가 가슴 떨리는 기분으로 TV를 켠다”는 어처구니없는 말로 원자력연구원 보고자를 몰아세웠다. 위원장을 향해서는 “뭘 대단히 많이 안다고” “위원장 근무 태도가 틀려 먹었어” 같은 험악한 말을 해댔다. 진지한 회의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지난 정부 시절 환경 단체나 민변 출신 등이 위원 자리를 차고앉으면서 원안위의 비전문성, 편향성에 대한 비판이 컸다. 지금의 여당 추천 위원 가운데서도 자질 부족, 정치 바람 타기 논란이 일곤 했다. 원안위는 원전을 안전하게 가동하도록 도와주라는 기구다. 원전을 못 돌리게 발목 잡으라고 설치한 기구가 아니다. 원안위의 기능을 오해하고 있는 위원들을 서둘러 교체해야 원전도 정상화가 가능하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