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선수들 흔한 무릎 통증, 침 맞으면 수술 위험 줄어

2022. 9. 2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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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한방
이달을 기점으로 세계 테니스 선수 순위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테니스 황제’라고 불리는 스위스의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가 돌연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24년간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며 이달 말 레이버컵을 끝으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를 예정이다. 같은 시기 그와 함께 여성 테니스계를 호령했던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도 지난 5일 마지막 공식 경기를 치렀다. 81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남녀 테니스 최강으로 군림하며 불혹이 넘는 나이에도 최정상급 커리어를 쌓으며 많은 테니스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소한 무릎 통증이라도 주의 필요

두 선수는 후반기에 여러 부상에 시달리는 불운을 겪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팔꿈치·발목 등 테니스 선수에게 부상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두 선수의 부상 가운데서도 가장 심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무릎일 것이다. 로저는 오른쪽, 세레나는 왼쪽 무릎에 통증이 지속됐고 몇 차례나 재수술이 이어졌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과 기량이 떨어지는 것도 이유였겠지만 수술 부담 속에서 더는 경기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은퇴를 결정하게 된 원인이었을 거란 분석도 있다. 실제 로저 페더러는 “내 관심사는 기록보다는 나의 게임과 건강에 맞춰져 있다”고 지난해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두 선수의 은퇴 소식이 스포츠 뉴스를 연일 장식하고 팬들이 아쉬움을 내비치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테니스 인구가 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최근 테니스는 코로나19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동호인들이 크게 늘며 대중적인 스포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한 카드사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보다 새로 가맹된 테니스장이 174%나 증가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골프장이 131% 늘었음을 비교하면 높은 규모의 성장이다.

그래픽=남미가 nam.miga@joongang.co.kr
테니스의 인기 비결에는 건강 증진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테니스는 손과 눈의 연동이 필요하고 강도 높은 신체활동이 간헐적으로 이뤄져 전반적인 신체 기능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 심혈관 질환 및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16%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만큼 부상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로저와 세레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테니스 선수들에게 부상은 항상 따라다니는 꼬리표와 같다. 흔히 테니스로 인한 근골격계 부상으로 테니스엘보라 불리는 팔꿈치 질환을 떠올리지만 무릎도 대표적인 부상 부위다.

원인은 테니스의 역동적인 동작에 있다. 경기 중 급출발이나 급정지, 점프 등 경기 내내 지속적인 충격에 연골 조직이 마모되기 쉽다. 또한 테니스 경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코트 재질인 ‘하드 코트’는 표면이 매우 단단해 활동적인 플레이 스타일의 선수일수록 무릎 부상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한 테니스 경기가 보통 2~3시간씩 이어진다는 것을 고려할 때 연습과 경기를 반복하다 보면 무릎에 큰 부담이 쌓이게 된다.

무릎 연골 조직의 손상은 퇴행성 변화를 가속해 무릎관절염을 야기한다. 무릎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싼 연골의 소실과 구조적 변화 등을 동반한 질환을 총칭한다. 통증과 가동제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무릎 관절의 반복적인 사용 이외에도 노화로 인한 무릎 주변 근육·인대의 약화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 수는 지난해 기준 약 400만명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무릎관절염 환자에게는 운동 치료와 같은 보존 치료가 주로 이뤄지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관절을 대치하는 전치환술(인공관절) 등이 실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술받은 환자의 약 20%는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과 기능 제한을 호소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 치료법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최근 그 대안으로 침 치료가 무릎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향상해 수술의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무릎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침 치료군과 침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을 나눠 수술률을 살펴본 결과 대조군의 수술률이 약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무릎관절염 환자가 침 치료를 받으면 수술 확률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침 치료의 효과는 해외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미국 메릴랜드 의과대학 호흐버그 박사 연구팀도 침 치료가 임상적으로 무릎 통증을 완화하고 운동 기능을 향상하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570명의 무릎관절염 환자를 침 치료군과 모조침 치료군으로 나눠 26주간 치료한 후 골관절염 지수(WOMAC)를 조사한 결과, 모조침 치료군의 통증 및 기능 점수는 각각 -2.92, -9.88 줄어든 반면 침 치료군의 경우 -3.79, -12.42 만큼 감소하며 침 치료의개선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WOMAC은 관절염 환자들의 상태를 평가할 때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평가 지표로, 점수가 낮을수록 건강함을 의미한다.

또한 무릎관절염의 경우 이렇다 할 전조증상이 없기 때문에 사소한 통증이라도 주의가 필요하다. 무릎 통증의 관절염 진행 여부는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알 수 있지만 관절염 초기에는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무릎이 자주 붓는 경우 ▶운동 후 무릎 통증이 2~3일 이상 지속하는 경우 ▶계단을 내려가거나 앉았다 일어서려고 할 때 통증이 생기는 경우 ▶좌우 무릎의 높이와 모양이 다른 경우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테니스 친 뒤 15분간 온찜질 효과

특히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온찜질은 무릎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해소하고 원활한 혈액순환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일교차가 큰 초가을 무릎에 통증이 있거나 뻐근함이 느껴진다면 수건을 물에 적셔 전자레인지에 따뜻하게 데운 뒤 약 15분 정도 찜질을 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온수 샤워나 반신욕도 추천한다.

오늘(24일)부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가 국내에서 열린다. 2018년 한국 테니스 열풍의 주역 정현 선수와 더불어 테니스 상위 랭킹의 해외 선수들도 다수 참가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안전하게 좋은 결과를 얻고 이에 힘입어 테니스가 국내에 잘 뿌리내려 앞으로 국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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