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돌아왔지만..수비 불안 여전히 숙제
경기 주도했지만 역습에 발목
19세 베네테에 멀티골 내줘
황희찬, 감각적 왼발로 선제골
역전골 빌미 제공한 손흥민
환상 프리킥 골로 팀 구해
이날 대표팀은 오는 11월 카타르 월드컵에서 입고 뛸 새 원정 유니폼을 최초로 착용하고 나서 지배적인 경기를 펼쳤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코스타리카를 압도하는 모양새였다. 일단 공격력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공격 듀오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돌격대장 역할을 했고,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위협적인 슈팅을 보여줬다. 다만 조규성(전북 현대)이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에서 유일한 정통 공격수였던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쉬운 기회에서 골대를 맞추는 등 컨디션 난조를 보인 것이 옥에 티였던 정도다.
선제골도 한국의 몫이었다. 전반 27분 윤종규(FC서울)의 컷백 패스를 이어받은 황희찬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갈랐다. 비록 소속팀에서는 주전 입지가 흔들리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특유의 저돌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고, 지난 6월 칠레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골까지 성공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공격 작업을 펼치다 상대에게 역습을 내줄 때 지나치게 많은 공간을 허용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최고 수비수로 활약 중인 김민재가 공중볼 경합, 패스 차단은 물론 공격으로 이어지는 패스까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지만 6월 A매치 4경기와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불거진 수비 문제가 모두 해결되진 않았다. 결국 한국은 전반 종료를 앞두고 이날 7번째 A매치를 치르는 19세 공격수 제이슨 베네테(선덜랜드)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더니, 후반 초반 베네테에 한 골을 더 내주며 역전까지 당했다.
역전골을 내주는 과정에서 공을 빼앗기며 자존심을 구긴 손흥민은 기어코 자신의 개인 능력으로 동점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무승부로 되돌렸다. 후반 41분 상대 골키퍼 에스테반 알라바도(에레디아노)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얻은 프리킥을 모서리에 꽂아 넣으면서 패배 위기에서 팀을 구해낸 것이다. 칠레전, 파라과이전에 이어 연속으로 프리킥 골을 넣으며 확실한 무기가 됐음을 보여줬다.
경기를 마친 뒤 벤투 감독은 "주도적인 경기를 펼쳤고, 기회는 충분했지만 수비 전환 장면에서 지속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축구는 효율성이 중요한 경기인데 코스타리카는 3번의 기회에서 2골을 넣었고, 우리는 더 많은 기회에도 득점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도 지속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아시안컵 유치 알림 대사로 전 국가대표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 조원희와 배우 박선영을 추가로 선정했고, 하프타임을 이용해 박선영과 함께 기존 알림 대사인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댄서 아이키, 붉은악마 이중근 의장이 나서 응원을 촉구했다.
한편,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번 A매치 기간 두 번째 상대가 될 카메룬은 한국과 코스타리카 경기에 앞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러 0대2로 패배했다. 앙드레 프랑크 잠보 앙귀사(나폴리), 장에리크 막심 슈포모팅(바이에른 뮌헨) 등 주전 선수 일부가 빠진 채 방한한 카메룬은 무기력한 경기 끝에 아시아 최종예선조차도 진출하지 못했던 우즈베키스탄에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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