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기침체 극복위해 '감세'..법인세 인상 철회·소득세 인하

"반세기만에 최대 규모"

리즈 트러스 총리가 이끄는 영국 내각이 경제 침제를 극복하기 위해 감세안을 발표했다.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법인세 인상 계획 철회와 인지세를 인하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발표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소득세 기본세율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이른 내년 4월에 20%에서 19%로 낮춘다. 최고세율은 45%에서 40%로 내리기로 했다. 인지세를 내야 하는 부동산 가치를 25만파운드로 상향 조정했다. 최초 구매일 경우 인지세를 내는 부동산가는 42만5000파운드로 올렸다.

애초 19%에서 25%로 올리려고 했던 법인세 인상 계획은 철폐하는 한편, 은행원 상여금 상한선을 없앴다. 영국 정부는 이번 정책을 통해 2027년까지 450억파운드를 감세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밖에 영국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면세 쇼핑을 도입하고,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콰텡 장관은 "높은 세율이 근로 의욕과 투자 동기를 약화해 영국의 경쟁력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새 시대를 맞아 성장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침체의 악순환을 성장의 선순환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폴 존슨 재정연구소(IFS) 소장은 "1972년 이후 가장 큰 감세 정책"이라며 "우리가 이 정도 규모의 감세 정책을 본 것은 반세기 만"이라고 평가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즉각 비판했다. 레이철 리브 노동당 의원은 "오늘 총리와 장관의 주장은 이미 돈이 많은 사람에게 상을 주면 사회 전체가 이익을 얻는다는 구닥다리 이데올로기에 기반하고 있다"며 "새롭지도, 훌륭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올해 3분기 GDP 성장률 예측치를 지난달 0.4%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의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은 -0.1%였다.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