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수비, 날아간 찬스..월드컵 본선은 어쩌나

벤투호, 코스타리카에 무승부

‘손’이 살렸다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전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40분, 프리킥을 성공시켜 2-2 동점을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 고양 | 권도현 기자

황희찬 선제골 등 초반 압도하다
베넷에 연속 두 골 ‘뼈아픈 실점’
후반 40분 손흥민 프리킥 득점
2 대 2로 안방서 자존심 지켜
오른쪽 풀백 대안 등 과제 여전

손흥민이 또다시 프리킥 골로 한국을 패배에서 구했다. 그러나 지난 6월 파라과이전과 같은 극적인 역전승은 없었다. 한국은 ‘최정예 멤버’로 무장하고도 신예들을 기용한 코스타리카를 꺾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코스타리카의 18세 신인 선수에게 연달아 두 골을 내줬다.

이번 코스타리카전은 월드컵 최종 점검을 위한 9월 A매치 2연전의 첫 번째 경기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한국이 28위, 코스타리카는 34위다. 그동안 한국은 코스타리카와 10번 만나 4승2무3패로 앞서 있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과 황의조를 투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는 4-2-3-1 포메이션으로 출발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윤종규를 출전시킨 것이 나름의 ‘변칙 기용’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경기력을 노출했다. 세계적인 수비수로 발돋움한 김민재를 앞세우고도 수비라인이 크게 흔들리면서 역습을 허용했고 두 골이나 내줬다. 이번 벤투호의 ‘조커’로 크게 시선을 끌었던 이강인은 대기 명단에 올랐으나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손흥민은 주특기인 중거리 감아차기로 경기 초반 코스타리카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12분, 김영권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올려준 패스를 손흥민이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볼이 골대 위로 떴다.

전반 24분, 황희찬과 윤종규가 한국의 첫 골을 합작했다. 윤종규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볼을 잡고 방향을 바꿔 페널티 아크 안의 황희찬에게 정확하게 연결했다. 직선으로 연결된 패스를 황희찬이 잡아놓고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코스타리카도 점차 공격 집중도를 높여갔다. 전반 34분 토레스의 골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으나, 5분 뒤 18세 공격수 주이슨 베넷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연결된 토레스의 패스를 박스 안 정우영과 김민재가 걷어내려 했으나 실패했고, 문전에 자리잡고 있던 베넷이 볼을 골대 안으로 밀어넣었다.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에도 뒷공간 수비가 흔들린 탓에 골라인 근처 오비도의 크로스를 막지 못해 추가 실점할 뻔했다. 볼 점유율에서 70%로 앞서고도 1-1 동점으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베넷이 후반 19분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캄벨이 김민재와 손흥민을 제치고 돌파해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연결한 볼을 베넷이 각이 작은 지점에서 헤더로 한국의 골대 안에 꽂아넣었다.

이후 한국은 번번이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황희찬이 후반 22분 단독 드리블로 돌파해 슈팅했으나 수비수에게 막혔고, 황의조의 세컨드볼 슈팅은 골대를 때렸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파해 골키퍼와 1 대 1 상황을 만들었으나 골키퍼의 선방에 슛은 또 불발됐다.

후반 35분, 골키퍼 알바라도가 황인범의 슈팅 시도를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막으면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골키퍼 세케이라가 교체 투입되고, 필드 플레이어 캄벨이 대신 교체 아웃되며 코스타리카는 수적 열세에 놓였다.

그러자 기회가 왔다. 프리킥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오른발 슈팅으로 수비벽을 넘겨 코스타리카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0분, 한국이 어렵게 만들어 낸 동점골이다.

한국은 수적 열세의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맹렬히 공격을 시도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후반 34분 황희찬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고, 직후 손준호의 슈팅도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후반 추가시간 5분 내내 한국이 볼을 점유했으나 마지막까지 이어진 공세에도 코스타리카의 골문은 뚫리지 않았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