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또 한명의 스포츠 스타를 보내며

서필웅 입력 2022. 9. 2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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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펼쳐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깊은 감상에 젖게 하는 이별 소식이 지난 17일 우리 신문에 실렸다.

2000년대 초반 한창 온갖 스포츠에 빠져 있던 어린 시절, 앳된 10대 후반 청년 페더러가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을 연파하며 막 주목을 받았던 시절이 지금도 기억난다.

흔히 스포츠를 보며 인생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스타와 이별을 하며 또 한 번 인생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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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펼쳐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깊은 감상에 젖게 하는 이별 소식이 지난 17일 우리 신문에 실렸다. 신문에 나오는 이별 소식은 딱 두 개뿐이다. 누군가의 죽음이거나, 혹은 스타의 은퇴. 다행히 죽음 소식은 아니었다. 역대 최고 남자 테니스선수로 꼽히는 로저 페더러가 23일 시작하는 팀 대항전인 레이버컵을 마지막으로 코트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놀랄 일은 아니다. 페더러의 나이가 벌써 41세. 진부하게 표현하자면 운동선수로 환갑을 이미 지나 칠순이나 팔순을 넘어섰다고 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나이는 속일 수 없구나’라는 것을 느껴지게 하는 부진한 모습도 수차례 드러냈고, 심지어 최근 1년간은 부상으로 아예 경기에 나서지도 못한 끝에 결국 팬들에게 이별을 고하게 됐다. 전 세계 테니스팬 중 페더러의 은퇴가 다가왔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서필웅 문화체육부 기자
하지만, 그래도 슬픈 것은 사실이다. ‘최고 선수 중 한 명’이 아니라 ‘역대 최고’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을 정도로 늘 승리하던 선수였기에 한때는 그의 은퇴를 상상하기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때가 왔다. 그렇게 스포츠팬들은 거스를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인생은 흥망성쇠로 이루어져 있다. 누군가가 태어나고 자라 절정기를 보내고, 이후 나이를 먹어 사그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이런 인생 전체를 옆에서 계속 지켜보지 못하기에 때로는 시간의 흐름을 잊고 살곤 한다.

그러나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이를 대리 체험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한창 온갖 스포츠에 빠져 있던 어린 시절, 앳된 10대 후반 청년 페더러가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을 연파하며 막 주목을 받았던 시절이 지금도 기억난다. 이후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강력한 플레이로 세계 최정상 선수로 떠오르고, 라파엘 나달, 노바크 조코비치와 함께 ‘빅3’라 불리며 시대를 풍미하는 모습도 긴 시간 지켜봤다. 여기에 이제 23일 열린 레이버컵에서 팬들의 환대를 받으며 코트를 떠났다. 그야말로 한 스타의 흥망성쇠 모습이 다 포함돼 있다.

그런데 그래 봤자 이 세월이 고작 20년 남짓이다. 종목에 따라 다르지만 스포츠는 거의 그렇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이면 영원할 것 같았던 스타들도 내리막길에 다다르고 결국은 팬들과 작별을 하게 마련. 팬들은 이렇게 자신이 사랑하던 스타들의 선수로서의 인생을 원하기만 한다면 모조리 함께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과 자신의 나이 들어감도 체감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 우리 곁에서 영원할 것처럼 대활약하고 있는 또 다른 스타도 팬들에게 이별을 고할 것이다. 그러면, 또 페더러가 팬들 곁을 떠난 날처럼 감상에 젖을지 모른다. 어찌 보면 스포츠팬의 작은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스포츠를 보며 인생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스타와 이별을 하며 또 한 번 인생을 알게 된다.

서필웅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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