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올린 지지율 '해외순방'으로 다시 20%대 [이슈+]

구현모 입력 2022. 9. 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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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두 차례 해외순방 때마다 지지율 급락
다시 20%대..순방 후 지지율 하락 '이례적'
바이든 만난 뒤 비속어..논란 더 키운 해명
박근혜·문재인과 달리 해외순방 "도움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일주일 만에 20%대로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갤럽은 23일 9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지난 20~22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를 내놓았는데,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28%, 부정평가는 61%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9월 3주차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2%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주목할 점은 이번에도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간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전 정부 때는 해외순방 기간 국정 수행 지지율이 상승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갈등이 첨예한 국내 현안과 달리 해외 정상들과의 만남이나 정상회담에서 나오는 발표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 들어서는 유독 해외순방 중 악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토 정상회의 때는 김건희 리스크, 민간인 동행 논란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도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나토 정상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인 데다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하는 자리라 대통령실과 여당은 많은 의미부여를 했지만 김건희 여사의 수행원이 민간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당시 정상회의 기간 내내 김 여사를 수행하던 인물은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A씨다. A씨는 대통령실의 직원이 아닌 ‘민간인’이지만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하고 대통령 부부의 마드리드 숙소에 함께 머물렀다. 이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기 문란’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우상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나라의 영부인이 공식적인 수행원이 아닌 지인을 수행원으로 등록해서 대동하고 국무를 봤다”며 “이것은 국가의 기강에 관한 문제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A씨가 영어에 능통하고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어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하고 행사에 반영시킬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해외순방과 관련된 업무 경력도 거의 없는 데다가 대통령 전용기에서는 온갖 극비 사안들이 다뤄지는데 신원조회도 하지 않은 민간인이 탑승하는 것 자체가 보안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도 크게 출렁였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나토 정상회의에 다녀온 뒤인 7월 첫 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37%)는 일주일 전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부정률은 49%를 기록하면서 데드크로스도 발생했다.

◆조문 논란부터 정상회담 불발, 욕설 동영상까지

이번 순방 역시 악재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지지율의 발목을 잡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사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참석차 런던을 찾았지만 현장 교통 문제 등으로 당일 조문이 취소되면서 “조문 없는 조문외교”라는 비판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또한 순방 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참석하면서 일본, 미국 정상들과 차례로 정상회담을 가질 것처럼 공지했지만 일본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은 약식 회담으로 끝났고,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회담 대신 짧은 환담만 갖게 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특히 미국과의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 일정을 축소하는 탓에 아예 불발됐다. 대신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회의 행사장과 리셉션장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당초 한국은 한·미 통화스와프 추진,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전기차에 직격탄을 가져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 등을 협상 테이블에 꺼내 놓고자 했었지만 이런 논의들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다만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만난 시간의 총량이 중요하지 않다며 IRA와 한·미 통화스와프, 대북 확장억제 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고 양국의 국가안보회의(NSC)가 집중적인 검토를 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행사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비속어가 섞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부정적 평가에 기름을 부었다. 

윤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한 말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바이든 X 팔려서 어떡하나?”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고, 국회도 미국의회가 아닌 한국의 야당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간신히 30%대 지지율을 회복했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런 악재들이 반영되며 또다시 20%대로 떨어졌다. 부정평가 원인에는 ‘외교’도 지난주 대비 3%포인트 오른 7%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윤 대통령의 두 번의 해외순방은 국정 수행 평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갤럽 관계자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첫해 외국 방문은 대체로 즉각적인 직무 긍정률 상승으로 이어졌고, 2014년 9월 유엔 총회 참석도 긍정적 반응을 이끌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 9월 유엔 총회 참석은 직전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시너지를 내며 직무 평가 반등에 이바지했다”고 밝혔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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