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만에 마감되는 인기 강의..강의실에서 못다 한 '전쟁과 약' 이야기[책과 삶]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백승만 지음
동아시아 | 332쪽 | 1만7000원
전쟁과 질병, 의약품은 잘 맞춘 세 바퀴 물레방아처럼 얽혀 있다.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는 아편부터 펜타닐까지, 메스암페타민부터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까지 약들이 전쟁, 질병과 맞물린 역사를 전한다.
백승만 경상국립대 약대 교수의 1분 만에 수강신청이 마감되는 인기 교양 강의를 책으로 엮었다. 책에는 강의에서 못다 한 내용까지 담겼다.
전쟁과 질병, 의약품이라는 ‘삼각 고리’의 대표적 예는 각성제로 사용된 메스암페타민이다. 이 약은 ‘필로폰’이라는 일본 상품명으로 더 유명하다. 메스암페타민은 초기 실험에서 피로해소제로 쓰이다가 2차 세계대전에서는 독일군의 각성제가 됐다. 좁고 더운 탱크 안에서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독일 기갑부대는 메스암페타민을 사용했다. 독일군은 메스암페타민의 힘으로 장시간 탱크를 운행할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 막바지 일본 가미카제 특공대가 자살 비행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마신 것 또한 일왕이 건네준 필로폰 차였다. 유해하기만 할 것 같지만 이 메스암페타민의 구조를 개선해 만들어진 약이 ADHD 치료제이다.
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노비촉 중독 사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 등도 소개한다.
저자는 마지막에 여러 의약품 개발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는 질병을 막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지 묻는다. 코로나19 백신도 mRNA(메신저리보핵산) 개념을 전부터 연구했기 때문에 빨리 개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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