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폄훼' 논란으로 번진 비속어 해명..찬바람 덮친 정국

김윤나영 기자 입력 2022. 9. 23. 21:06 수정 2022. 9. 23. 23: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169명 의원이 XX인가"..김은혜·박진 경질 요구 '맹공'
윤 대통령은 발언 다음날 "국회 협력 기대"..대야 관계에 '기름'
웨어러블 로봇 시연 지켜보는 윤 대통령 캐나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토론토대학교에서 열린 인공지능 전문가 간담회에 앞서 웨어러블 로봇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향후 양국 간 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토론토대가 한국·캐나다의 경제 과학협력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토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로 지칭한 대상은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크게 반발하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대통령실이 “바이든이 쪽팔려서”라는 윤 대통령 발언을 “날리면 쪽팔려서”로 정정한 것도 거짓말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사과와 김은혜 홍보수석·박진 외교부 장관 경질을 요구했다. 대통령실 해명이 ‘야당 폄훼’ 논란으로 번지면서 여야 협치에도 먹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윤 대통령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그동안 ‘민생’에 방점을 두면서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발언을 자제하던 이재명 대표는 “국민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과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며 “외교는 국가 생존에 관한 것인데, 준비도 대응도 사후 대처도 매우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며 “거기서 또 다른 길을 찾아서 헤매본들 거짓이 거짓을 낳고, 또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무려 15시간 만에 내놓은 건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었다”며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국민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온라인상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XX들이냐”라며 “윤 대통령은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외교라인과 김 수석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며 “박진 장관의 무능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이니 경질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부적절 해명 논란으로 여야 협치는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정부의 시행령 통치 논란, 야당이 반대하는 국무위원 임명 강행 등 윤 대통령의 ‘불통 행정’을 비판해왔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도 정부·여당과 기싸움을 벌이던 터였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정부 초부자 감세 저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비속어로 지칭한 것은 경직된 대통령실과 야당의 관계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에게 비속어를 쓴 이튿날인 22일(현지시간) 아무 사과 없이 글로벌펀드 예산안 증액에 대한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은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외교 참사 문제를 따져 묻겠다며 국회 운영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소집을 국민의힘에 요청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사정 정국도 여야 대치를 부추기는 요소다. 여야는 다음달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와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증인 신청 시도로 맞불을 놓고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